‘AGAIN 2013’ 원하는 KT, 전제조건은 ‘풀핏’

입력 2023-11-12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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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KT 위즈 감독. 스포츠동아DB

지난해까지 역대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에서 3승1패(무승부 포함)로 앞선 팀이 우승에 이른 비율은 무려 94.1%(17회 중 16회)였다. LG 트윈스-KT 위즈의 올해 KS에서도 4차전까지 LG가 3승1패로 앞서있다. 그만큼 LG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처지다.

누구든 마찬가지겠지만, 벼랑 끝에 몰려있는 KT도 이대로 주저앉을 생각은 없다. 1승3패로 몰린 상황에서 유일하게 대역전극에 성공했던 2013년 삼성 라이온즈의 사례를 떠올리며 기적을 다짐하고 있다. 1~2차전을 패한 뒤 3~5차전을 내리 따냈던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경험도 KT가 대반전을 벼르는 근거다. 이강철 KT 감독은 “우리에게 좋은 기운이 올 수도 있다”며 배수의 진을 쳤다.
그러나 2013년의 삼성과 지금 KT의 상황은 분명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체력이다. 2013년 삼성은 10월 3일 정규시즌을 마무리한 뒤 두산 베어스와 KS 1차전이 벌어진 10월 24일까지 3주간을 쉬었다.

올해 KT는 10월 10일 정규시즌을 마감한 뒤 NC와 PO 1차전이 펼쳐진 10월 30일까지 긴 휴식을 취했지만, PO 5경기를 치르고 KS에 오른 까닭에 체력 부담이 작지 않다. 8일 KS 2차전부터 불펜 필승조 손동현과 박영현의 위력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10년 전 삼성은 5차전 이전까지 KS 4경기만 치르며 투수들의 체력을 어느 정도 아낀 덕분에 5차전부터 물량공세로 이겨낸 측면이 강했다. 지금 KT의 상황은 그 때와는 다르다.

결국 KT가 5.9%의 좁은 문을 뚫기 위한 전제조건은 선수들의 체력 회복이다. 어느 정도의 회복세로는 쉽지 않다. 몸 상태와 컨디션을 모두 최상으로 유지하는, ‘풀핏’을 만들어야 한다. 11일 4차전 중반 스코어 격차가 1-9로 벌어지자 KS 들어 한 경기도 등판하지 않았던 투수들을 내보내 경기를 마무리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환경도 다르다. 당시 삼성의 상대였던 두산은 준PO(5경기)와 PO(4경기)를 합쳐 무려 9경기를 치르고 KS에 올라왔지만, 올해 KT의 상대인 LG는 고작 4경기를 치른 게 전부라 체력적으로도 KT에 앞서있다. 5~7차전을 모두 적지인 잠실구장에서 치른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요소다.

믿는 구석은 하나다. PO 3차전에서 벼랑 끝에 몰린 팀을 구해내고 KS 진출의 발판을 놓은 13일 5차전 선발 고영표가 어떻게든 버텨내면, 윌리엄 쿠에바스~웨스 벤자민을 6~7차전에 내보낼 수 있다. 이 경우 6차전 이후 선발 매치업에선 KT가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위기에 몰린 KT는 기적을 연출할 수 있을까.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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