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2026북중미월드컵으로 향하는 여정에서 모래폭풍과 마주쳤다.
통산 12회, 연속 11회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 한국은 27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진행된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조 추첨에서 이라크(55위), 요르단(68위), 오만(76위), 팔레스타인(95위), 쿠웨이트(137위)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한국이 역대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중동국가들과만 경쟁하는 것은 2022카타르월드컵에 이어 이번이 2번째다.
아시아에 배정된 북중미월드컵 본선 티켓은 8.5장으로 최종예선 각조 2위까지 총 6개국은 본선으로 직행한다. 나머지 2.5장은 추가 플레이오프(PO) 등을 통해 정해진다. 한국으로선 반드시 조 2위 안에 들어야 수월하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과거 중동 원정이 부담스러웠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은 3년 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중동 격파’의 해법을 찾았다. 유럽파 선수들의 현지 합류로 이동시간과 피로도를 최소화한 덕분에 당시 A조 2위로 손쉽게 본선에 올랐다. 카타르월드컵을 기점으로 경기 추가시간을 엄격하게 부여하면서 중동의 ‘침대축구’가 줄어든 것도 한국에는 호재다.
A조(이란·카타르·우즈베키스탄·아랍에미리트·키르기스스탄·북한)와 C조(일본·호주·사우디아라비아·바레인·중국·인도네시아)에 비해 B조가 수월한 것으로 분석된다. B조 2~3번 포트 이라크와 요르단이 다른 조보다 무게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다만 방심은 금물이다. 한국은 올해 초 2023카타르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요르단(2-2 무), 말레이시아(3-3 무)와 비기며 체면을 구긴 데 이어 4강에서 다시 만난 요르단에 0-2로 패한 바 있다. 하루빨리 정식 사령탑을 선임해 9월 시작하는 최종예선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