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틸리티 백업에서 주전 유격수로 잘 버틴 LG 구본혁…LG 상위권 유지 숨은 주역

입력 2024-07-02 13: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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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천후 백업에서 주전으로 나서고 있는 LG 구본혁. 스포츠동아DB


LG 트윈스 전 주장이자 주전 유격수인 오지환(34)은 여전히 재활 중이다. 5월 30일 손목 염좌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그는 이른 시점에 복귀할 듯했지만, 훈련 도중 햄스트링 부상까지 입어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LG는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내야수 구본혁(27) 덕분에 오지환의 빈자리를 최소화하고 있다.

구본혁은 시즌 개막 당시만 해도 전천후 백업 요원이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지난해 김민성(36·롯데 자이언츠)이 맡았던 역할을 이어받을 자원으로 분류됐다. 지난해 상무에서 전역해 LG로 돌아온 그는 입대 이전부터 수비력에서만큼은 인정을 받았다. 올해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타격에서도 성장한 모습을 보인 덕분에 1군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다.

개막 이후 백업 멤버로 경기 후반부를 책임졌다. 1루수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번갈아 지키며 마무리 역할을 수행했다. 주전들의 체력안배를 위해 선발로 나서는 경우도 간혹 생겼다. 타석에서도 쏠쏠한 활약을 펼치자, 5월부터는 더 자주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5월까지 성적은 타율 0.302, 2홈런, 2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87로 준수했다. 하위타선에서 팀 승리에 적잖은 힘을 보탰다. 득점권에서는 타율 0.436(39타수 17안타), 26타점으로 더욱 돋보였다.

구본혁은 올 시즌 7개의 결승타를 때리고 있다. LG 선수들 중에선 가장 많고, 리그 전체로는 공동 7위다. 오지환이 이탈한 뒤로는 꾸준히 주전 유격수로 출전하고 있다. 그러나 수비 부담이 많은 포지션을 맡은 데다, 백업이 아닌 주전으로 나서는 경기들이 쌓이면서 체력적으로 힘에 부치는 듯 타격 페이스는 하락했다. 6월 한 달간 2경기를 제외하곤 모두 선발로 출전했고, 월간 타율은 0.220(82타수 18안타)에 그쳤다.

LG 구본혁(왼쪽)은 빼어난 수비력을 앞세워 주전 유격수 오지환의 부상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그래도 팀 내에서 오지환을 대신할 만한 수비력을 갖춘 유격수 자원은 구본혁뿐이다. 유격수로 293이닝을 소화했고, 수비율은 0.961이다. 오지환(471이닝·수비율 0.968)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큰 부상 없이 꾸준히 내야를 지키며 LG가 완전체 전력이 아님에도 상위권을 유지하는 데 크게 공헌하고 있다.

그에게는 올해가 풀타임 1군 3년차 시즌이다. 2020년 125경기, 2021년 123경기에 출전했다. 하지만 100타석 이상 들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프로 데뷔 이후 줄곧 대수비 요원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1군에 없어선 안될 전천후 내야수가 됐다. ‘커리어 하이’를 향해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구본혁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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