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한국시간)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MLB 올스타전에서 MVP에 오른 재런 두란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두란의 결승 2점 홈런으로 AL은 NL을 5-3으로 꺾었다. 알링턴(미 텍사스주)|AP뉴시스
94번째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은 아메리칸리그(AL)의 승리로 끝났다.
AL은 1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4년 MLB 올스타전에서 5회말 터진 재런 두란(28·보스턴 레드삭스)의 결승 우월 2점홈런을 앞세워 내셔널리그(NL)를 5-3으로 제압했다. 지난해 올스타전에서 NL에 2-3으로 져 9연승을 마감한 AL은 최근 11차례 올스타전에서 10승1패의 압도적 우위를 이어갔다. 역대 전적에서도 AL이 48승2무44패로 NL에 앞선다.
0-0의 팽팽한 흐름을 먼저 깬 주인공은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였다. NL 2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한 오타니는 3회초 무사 1·2루 2번째 타석에서 2B-0S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했다. 이어 태너 호크(28·보스턴)의 3구째 포크볼(시속 142.7㎞)이 가운데로 몰리자 힘차게 방망이를 돌려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는 121.9m로 측정됐다.
오타니 쇼헤이(왼쪽)가 17일(한국시간)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MLB 올스타전에서 선제 3점홈런을 날린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알링턴(미 텍사스주)|AP뉴시스
전반기에 29개의 아치를 그리며 NL 홈런 랭킹 1위에 오른 오타니가 올스타전 4번째 출전 만에 터트린 첫 홈런이었다. 오타니는 2007년 스즈키 이치로(은퇴)에 이어 올스타전에서 홈런을 신고한 역대 2번째 일본인 선수가 됐다. 이치로는 당시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때려낸 바 있다.
하지만 NL의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AL이 곧바로 반격했다. 3회말 1사 2·3루에서 후안 소토(26·뉴욕 양키스)가 2타점 우중간 2루타를 때리며 2-3, 1점차로 NL을 압박했다. 계속된 2사 2루에선 데이비드 프라이(29·클리블랜드 가디언즈)가 좌전적시타로 소토를 홈으로 불러들여 3-3 동점이 됐다.
분위기를 탄 AL은 5회말 승부를 뒤집었다. 2사 후 안토니 산탄데르(30·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우전안타로 출루한 가운데 타석에 들어선 두란은 볼카운트 0B-1S에서 헌터 그린(25·신시내티 레즈)이 던진 시속 138.4㎞의 낮은 슬라이더를 잡아당겼다. 타구는 125.9m를 비행해 오른쪽 담장 너머에 떨어졌다.
4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전한 애런 저지(32·양키스) 대신 5회초 대수비로 투입됐던 두란은 이 한방으로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었다. 생애 처음 출전한 올스타전에서 홈런을 기록했고, 보스턴 선수로는 역대 5번째 올스타전 MVP까지 차지하는 영광을 맛봤다. 두란은 올 시즌 전반기 타율 0.284, 10홈런, 41타점, 62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820, 22도루의 호성적을 거뒀다.
AL 선수들이 17일(한국시간)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MLB 올스타전에서 승리한 뒤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알링턴(미 텍사스주)|AP뉴시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메이슨 밀러(26)는 AL 5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해 승리투수가 됐다. 밀러는 최고 시속 166.7㎞로 역대 올스타전 최고 구속 기록을 경신했다. 엠마누엘 클라세(26·클리블랜드)는 삼진 2개를 곁들여 9회초를 막고 올스타전 세이브를 수집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