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조수행(왼쪽)이 3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전 5회초 2루 도루를 시도하는 모습. 시즌 50번째 도루를 성공시켰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실감 안 나네요. 이게 현실이 맞나 싶어요.”
두산 베어스 조수행(31)은 3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KBO리그 역사에 남을 대기록을 작성했다. 5회초 1타점 우전적시타로 출루한 그는 후속타자인 대타 제러드 영의 타석 때 2루를 훔쳐 올 시즌 50번째 도루를 작성했다.
올 시즌 도루 부문에서 압도적 1위다. 올 시즌 50도루 고지를 밟은 선수는 31일까지 조수행이 유일하다.
조수행은 50도루와 관련해 흥미로운 기록을 소환했다. ‘최소경기 50도루’다. 조수행은 올 시즌 94경기 만에 50도루를 적립했는데, 이는 KBO리그 역대 7위에 해당하는 최소경기 50도루 기록이다. 역대 1위는 1994년 해태(현 KIA) 이종범의 63경기 50도루다. 이어 1982년 해태 김일권(68경기), 1995년 롯데 자이언츠 전준호(76경기), 1989년 김일권(84경기), 1988년 해태 이순철(87경기), 1997년 이종범(88경기)의 순이다.
21세기로 범위를 좁히면 조수행의 최소경기 50도루 기록은 단숨에 1위로 올라간다. 2001년 이후 최소경기 50도루 1위 기록은 2008년 LG 트윈스 이대형과 2010년 롯데 김주찬이 작성한 103경기였다. 조수행은 이를 9경기나 앞당겼다.
조수행은 30일 경기를 마친 뒤 “실감이 안 난다. 기분이 좋고, (이게) 현실이 맞나 싶다. 커리어 내내 백업 생활을 하면서 많아야 20~30개 도루만을 생각했는데, 내가 이렇게 많은 도루를 할 수 있을지 상상도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치적인 목표는 없다. 무작정 뛰겠다는 생각만 하면 오히려 야구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며 “도루왕 타이틀보다 팀 승리가 훨씬 중요하다. 팀에 도움이 되는 출루와 도루만을 생각하면서 남은 시즌을 보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조수행은 도루는 물론 타율도 지금보다 더 높이 끌어올리고자 한다. 그는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았는데, 5회 안타로 타점을 기록한 점이 만족스럽다. 자신감을 찾는 계기로 삼고 싶다”고 강조했다.
광주|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