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 안한봉 감독의 다짐, “2년 후 나고야-아이치 AG를 보라”

입력 2024-08-11 16:5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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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국가대표팀 안한봉 감독(앞)은 선수와 지도자로서 한국레슬링의 황금기를 이끈 레전드다. 2024파리올림픽에서 세계의 벽을 절감했지만, ‘한국레슬링의 재도약’을 목표로 2026나고야·아이치아시안게임과 2028LA올림픽을 바라본다. 스포츠동아DB

레슬링국가대표팀 안한봉 감독(앞)은 선수와 지도자로서 한국레슬링의 황금기를 이끈 레전드다. 2024파리올림픽에서 세계의 벽을 절감했지만, ‘한국레슬링의 재도약’을 목표로 2026나고야·아이치아시안게임과 2028LA올림픽을 바라본다. 스포츠동아DB


“이 성적으로 무슨 할 말이 있겠나.”

9일(한국시간) 파리 샤를드골국제공항에서 만난 레슬링국가대표팀 안한봉 감독(56)의 표정은 무거웠다. 과거 선수와 지도자로 한국레슬링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그는 2024파리올림픽에서 한국레슬링의 현주소를 확인하며 고개를 숙였다.

한국레슬링은 파리올림픽에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 이승찬(29·강원도체육회·세계랭킹 22위), 남자 그레코로만형 97㎏급 김승준(30·성신양회·60위), 여자 자유형 62㎏급 이한빛(30·완주군청·랭킹 없음)을 출전시켰지만 이들 모두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과거 레슬링이 한국스포츠의 올림픽 도전사에서 큰 위치를 차지한 사실을 고려하면 지금의 몰락은 충격적이다. 1976몬트리올올림픽에서 양정모가 남자 자유형 62㎏급 우승으로 한국에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고,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까지 반세기 가깝게 매 대회 메달을 따냈지만 이후 급격한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

안 감독은 무거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10년 전만 해도 류한수, 김현우 등 세계적 선수들을 보고 일본이 우리를 부러워했다. 먼저 합동훈련을 요청할 정도였다”며 “그러나 파리올림픽에서 일본은 (이날까지) 금 6, 은 1, 동 2개로 목표였던 금메달 6개를 달성했다. 격세지감이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선수로서 1992바르셀로나올림픽 남자 그레코로만형 57kg급 금메달을 목에 건 안 감독은 지도자로도 정지현, 류한수, 김현우 등 메달리스트들을 잇달아 배출했다. 한국레슬링의 몰락을 더욱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이유다. 올해 4월 적지 않은 나이에 대표팀 소방수로 투입된 뒤 선수들의 퍼포먼스를 보고 막막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고 ‘한국레슬링의 재도약’만 바라보며 달려왔다.

안 감독이 강조하는 재도약의 키워드는 체력이다. 안 감독은 “대다수 선수들의 체력 상태가 매우 나쁘다는 판단에 대표팀 지휘봉을 잡자마자 새벽~오전~오후~야간으로 이어지는 훈련세션을 가동했다. 그 과정을 버텨내야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6나고야·아이치아시안게임을 거쳐 2028LA올림픽에서 국제경쟁력을 회복하는 게 궁극적 목표다. 안 감독은 “세간의 인식과 달리 학생선수 숫자가 종전 세대보다 많이 줄지 않아 유망주들이 많다. 일단은 나고야·아이치아시안게임에서 한국레슬링이 보일 재도약 움직임에 주목해달라”고 힘주어 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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