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잼엔터테인먼트
그는 14일 개봉하는 영화에서 1979년 10·26 대통령 암살 사건에 휘말린 연루된 군인 박태주(이선균)의 변호사 박인후 역을 맡아 어둠과 불의에 향한 분노를 터뜨린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13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코믹하고 유쾌한 코미디나 로맨스 장르의 작품을 주로 제안받아 묵직한 장르에 대한 갈증이 있던 내게 큰 기회 같았다”고 힘줘 말았다.
○“흙감자 같은 분장”
연기뿐 아니라 외형에도 디테일한 변화를 줬다. 캐릭터의 성격과 영화의 묵직한 톤을 살리기 위해 유난히 하얀 피부도 어둡게 분장했다는 그는 “내 모습이 갓 캐 흙 감자 같더라”며 유쾌하게 웃었다.
“(여장을 위해 살을 뺐던)‘파일럿’ 때와 체중 차이도 꽤 나요. ‘슬기로운 의사생활’ 촬영을 마치고 휴가를 즐기다 체중이 살이 좀 붙은 상태에서 영화 테스트 촬영을 했어요. 전 살을 빼고 오려고 했는데 감독님께서 오히려 이 모습이 역할과 배경에 더 맞으니 빼지 말라고 하셨죠.”
변호사 역이니만큼 엄청난 대사량도 엄청난 작품이었다고 돌이켰다. 그 때문에 연기적 부담도 엄청났지만 잘 해내고 싶다는 욕심이 더 컸다. 이전 컷보다 나은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테이크를 무려 27번”이나 간 장면도 있다.
“추창민 감독님도 원하는 장면이 나올 때까지 악착하게 몰두하는 편이에요. 배우 입장에서 그런 스타일이 힘들 수 있는데 전 오히려 더 좋았어요. 저 또한 욕심이 나니까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정말 많이 찍었죠. 아마 촬영 감독님은 힘드셨을 거예요. 하하!”
○“선균이 형의 유작, 1000만 됐으면”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하고 있는 ‘파일럿’에 이어 ‘행복의 나라’를 내놓게 된 일은 “영양제와 보약을 먹으면서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며 웃었다. 31일에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넷플릭스 예능 ‘신인가수 조정석’까지 공개까지 앞두고 있다.
“본의 아니게 한꺼번에 출연작을 내놓게 부담감이 커요. 그 부담을 이겨야 하는 게 숙명이겠죠. ‘파일럿’ 개봉 전에 제 ‘세 편 다 망하면 어떡하냐?’고 말한 제 지인의 명치를 세게 쳤다니까요. 하하!”
한 번도 출연 영화의 희망 스코어를 구체적으로 밝힌 적 없는 그는 “‘행복의 나라’만큼은 1000만 관객이 돌파하길 바란다”고 했다. “함께한 고 이선균의 마지막 작품이 큰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라며 울컥했다.
“선균이 형과 연기할 때는 정말 눈만 봐도 통하는 것 같았어요. 냉정하게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형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무너져 눈물이 나더라고요. 영화를 봤다면 제게 ‘고생했다’고 다독여 줬을 것 같아요.”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