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형의 마지막 작품”…조정석, ‘행복의 나라’ 천만 돌파를 바란 이유[인터뷰]

입력 2024-08-13 16: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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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잼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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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정석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잃지 말아야 할 ‘인간의 존엄성’을 스크린에 담아낸다. 근현대사의 어두운 단면을 그린 ‘행복의 나라’를 통해서다.

그는 14일 개봉하는 영화에서 1979년 10·26 대통령 암살 사건에 휘말린 연루된 군인 박태주(이선균)의 변호사 박인후 역을 맡아 어둠과 불의에 향한 분노를 터뜨린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13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코믹하고 유쾌한 코미디나 로맨스 장르의 작품을 주로 제안받아 묵직한 장르에 대한 갈증이 있던 내게 큰 기회 같았다”고 힘줘 말았다.

○“흙감자 같은 분장”

연기뿐 아니라 외형에도 디테일한 변화를 줬다. 캐릭터의 성격과 영화의 묵직한 톤을 살리기 위해 유난히 하얀 피부도 어둡게 분장했다는 그는 “내 모습이 갓 캐 흙 감자 같더라”며 유쾌하게 웃었다.

“(여장을 위해 살을 뺐던)‘파일럿’ 때와 체중 차이도 꽤 나요. ‘슬기로운 의사생활’ 촬영을 마치고 휴가를 즐기다 체중이 살이 좀 붙은 상태에서 영화 테스트 촬영을 했어요. 전 살을 빼고 오려고 했는데 감독님께서 오히려 이 모습이 역할과 배경에 더 맞으니 빼지 말라고 하셨죠.”

변호사 역이니만큼 엄청난 대사량도 엄청난 작품이었다고 돌이켰다. 그 때문에 연기적 부담도 엄청났지만 잘 해내고 싶다는 욕심이 더 컸다. 이전 컷보다 나은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테이크를 무려 27번”이나 간 장면도 있다.

“추창민 감독님도 원하는 장면이 나올 때까지 악착하게 몰두하는 편이에요. 배우 입장에서 그런 스타일이 힘들 수 있는데 전 오히려 더 좋았어요. 저 또한 욕심이 나니까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정말 많이 찍었죠. 아마 촬영 감독님은 힘드셨을 거예요. 하하!”

○“선균이 형의 유작, 1000만 됐으면”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하고 있는 ‘파일럿’에 이어 ‘행복의 나라’를 내놓게 된 일은 “영양제와 보약을 먹으면서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며 웃었다. 31일에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넷플릭스 예능 ‘신인가수 조정석’까지 공개까지 앞두고 있다.

“본의 아니게 한꺼번에 출연작을 내놓게 부담감이 커요. 그 부담을 이겨야 하는 게 숙명이겠죠. ‘파일럿’ 개봉 전에 제 ‘세 편 다 망하면 어떡하냐?’고 말한 제 지인의 명치를 세게 쳤다니까요. 하하!”

한 번도 출연 영화의 희망 스코어를 구체적으로 밝힌 적 없는 그는 “‘행복의 나라’만큼은 1000만 관객이 돌파하길 바란다”고 했다. “함께한 고 이선균의 마지막 작품이 큰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라며 울컥했다.

“선균이 형과 연기할 때는 정말 눈만 봐도 통하는 것 같았어요. 냉정하게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형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무너져 눈물이 나더라고요. 영화를 봤다면 제게 ‘고생했다’고 다독여 줬을 것 같아요.”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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