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시]김연아는좋지만피겨는‘글쎄요’

입력 2008-01-12 14:5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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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경기 고양시 덕양어울림누리 빙상장. ‘KB국민은행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08’의 쇼트 프로그램 경기가 펼쳐졌다. 이날 경기장에는 30여 명의 관중이 자리를 지켰다. 그런데 선수 가족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경기를 보러 온 ‘순수 관중’은 몇 명에 불과했다. 입장료는 무료였건만…. 휴일이 아닌 주중에 열린 경기였기 때문에 관중이 적었을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주중에 열릴 예정이었다가 목동 아이스링크 화재사고로 취소된 ‘현대카드 슈퍼매치 V 아이스쇼’ 표가 5만 원이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수백 장이 팔린 것과 비교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 공연에는 김연아(18·군포 수리고)가 나오기로 돼 있었다. 현재 인터넷에선 피겨스케이팅에 대한 전문가적 식견을 가진 누리꾼들의 의견이 부쩍 넘쳐나며 피겨스케이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피겨스케이팅 관계자들은 이런 관심이 ‘김연아’ 개인에 대한 관심일 뿐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한 피겨스케이팅 관계자는 “국내에선 김연아가 아니면 관중은 물론이고 언론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피겨스케이팅에 대한 관심과 저변 확대라기보다 단지 ‘김연아 붐’이 아닌가 하고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선수가 20대 중반이 되면 은퇴를 생각하는 피겨스케이팅의 특성상 김연아가 은퇴라도 한다면 과연 피겨스케이팅에 대한 관심이 유지될지 의문이다. 그런데도 ‘김연아 효과’에 대해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은 일단 환영한다. 경기에 참가한 한 선수는 “김연아로 인해 경기장에 약간의 관중이라도 찾아온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한 명의 ‘스타’에 의존하는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현실이 씁쓸하게 느껴졌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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