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가이드]‘내가숨쉬는공기’…할리우드에한국적정서전파

입력 2008-04-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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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이지호 [주연] 포레스트 휘태거, 브렌든 프레이져, 사라 미셀 겔러, 케빈 베이커 [등급] 청소년관람불가 이번이 첫 장편인 신인 감독으로 놀라운 캐스팅이다. 흑인으로는 네 번째 아카데미 남우주연 수상자인 포레스트 휘태커, ‘미이라’의 블록버스터 스타 브렌든 프레이져, ‘그루지’의 사라 미셀 겔러, ‘일급살인’ 케빈 베이커가 주인공이다. 이밖에 앤디 가르시아, ‘뉴욕에서 온 남자, 파리에서 온 여자’의 줄리 델피, 비가 출연한 화제작 ‘스피드 레이서’의 주인공 에밀 허쉬가 조연급으로 출연한다. 하지만 영화는 화려한 캐스팅에 비해 그다지 속이 알차지는 못하다. 재미교포 감독이 한국적인 정서를 가미한 시도는 놀랍지만 억지로 끼워 맞춘 캐릭터가 따로 논다. ‘내가 숨쉬는 공기’는 여러 장으로 구성된 다중 캐릭터 영화다. 행복과 기쁨, 슬픔, 사랑 네 가지 감정을 4개 챕터에 담았고, 각 이야기는 캐릭터를 통해 이어진다. 첫 번째 ‘행복’은 도박 빚을 감당 못해 은행을 터는 펀드 매니저(포레스트 휘태커). 두 번째 ‘기쁨’은 미래를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폭력배(브렌든 프레이져). 세 번째는 갱 두목에게 학대받는 여가수(사라 미셀 겔러)의 ‘슬픔’. 마지막 네 번째는 사랑하는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거는 의사(케빈 베이커)의 ‘사랑’이다. 네 편의 다른 이야기, 네 명의 주인공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악역을 담당하는 갱 두목 앤디 가르시아가 유기적으로 얽히며 행복과 기쁨, 슬픔, 사랑을 그렸다. 훌륭한 캐스팅은 실망시키지 않았다. 코미디 연기로 친숙한 브렌든 프레이져의 깊은 고뇌는 인상적이다. 하지만 이야기간의 연결은 약하다. 우연을 남발하지 않았지만 무릎을 탁 칠만큼 절묘하지 않다. 각 캐릭터가 하나로 모여 전달하는 힘은 약하다. 그리고 챕터별로 담은 인간 내면의 감정 역시 방만하고 빈약하다. 매 일, 매 시간, 매 초 들이키고 내쉬는 공기처럼 영화는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말하지만 그 비중만큼 특별한 감동을 주지는 못했다. 이경호 기자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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