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수“극단적이고이기적인오승아나도저랬을까싶을땐오싹”

입력 2008-04-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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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인기 드라마 ‘온에어’ 속 매니저 장기준. 그가 배우로서 매니저 역을 연기하는 느낌은 어떤 것일까. 극중 오만한 스타 오승아(김하늘)의 모습에 자신이 비친 적은 없을까. 매니저에게 이범수는 어떤 배우로 다가갈까. 세 가지 시선으로 그를 바라본다. ○오승아에게서 자신을 보다. 이범수는 “오승아의 나쁜 점은 싸가지 없고 극단적이고 일방적인 부분”이라면서 “오승아의 극단성과 이기적인 모습을 보면서 ‘나도 혹시 저랬을까’ 되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팀워크를 발판삼아 작품 활동을 하는 배우에게 그런 모습은 철저히 경계해야 하는 것.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 수밖에 없는 그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이범수는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매니저와 배우간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매니저 역을 하다보니 그들의 고충을 이해하겠다”며 “난 정확한 것을 원하는 스타일이라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을 요구한다. 그게 원활하지 않을 때 자신을 책임질 사람이 본인 밖에 없다는 점에서 배우는 외롭다”고 말했다. ○ 매니저 장기준과 ‘통하다’ “사람들이 너를 사랑하게 만들지 마 그럼 거기서 끝이야. 너를 동경하게 만들어.”, “신인은 몸매를 보여주지만 스타는 자신의 영혼을 보여준다,”, “길을 걸을 때도 오물을 뒤집어써도 배우는 배우여야 한다.” 이범수가 꼽은 가장 공감 가는 ‘온에어’ 대사다. 그는 “나도 마음 속으로 항상 갖고 있는 생각이다”라며 웃었다. 이범수는 “배우는 보여지는 직업이기 때문에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이러한 생각은 지난해 ‘외과의사 봉달희’ 기자간담회에서 진정한 배우의 신비주의에 대해 설파하던 모습과도 일치한다. 당시 그는 “신비주의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아니라 다음 작품에서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일 지에 대한 세간의 궁금증이나 기대를 뜻한다”고 말했다. ○ 자연인과 스타 사이 오랜 무명과 조연 생활을 거친 이범수는 계약금이 적은 배우는 소속사에서 잘 안챙긴다는 속성을 뼈져리게 느꼈다고 한다. “소속사는 돈을 별로 들이지 않은 배우를 위해 뛰지 않는다. 돈을 많이 주고 데려온 배우는 한 작품이라도 더 시키려고 발바닥이 닳도록 돌아다닌다. 그런 점에서 배우에게 돈이란, 연기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수준이면 충분하다.” 마찬가지로 배우라는 직업은 불안정하다. 신인이 스타급으로 뜨고, 스타도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다. “그래서 회사와 배우간의 신뢰가 중요하다. 수입이 0원이라도 배우가 신뢰를 주는 사람과 일하고 싶은 것도 바로 그 이유다.” 이유나기자 ly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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