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배사의 할리우드 스타에 대한 지나친 ‘예우’를 의심케하는 조치가 급기야 언론 보도 통제 시도 논란에 휩싸였다.
17일 개봉하는 영화 ‘스트리트 킹’의 주연배우 키아누 리브스가 이날 내한하는 가운데 수입배급사인 20세기폭스측은 16일 언론 시사회에서 극중 특정 장면에 대한 보도를 하지 말아달라는 안내문을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이에 따라 20세기폭스측의 조치가 언론의 자유로운 보도행위에까지 간섭하는 지나친 처사가 아니냐는 빈축을 사고 있다.
‘스트리트 킹’ 초반부 형사 키아누 리브스가 한국 갱단과 맞서는 장면에 자칫 동양인 비하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대사 등이 등장하는 것과 관련해 20세기폭스측은 “사전 부정적인 시각 및 이슈 발생 등”을 우려해 “일체 기사화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15일 열린 시사회에 참석한 일부 취재진에게는 이와 관련한 각서까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장면이 단순히 키아누 리브스의 캐릭터 등을 설명하기 위한 설정 장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0세기폭스 코리아의 요구는 보도 통제 시도와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20세기폭스측은 또 17일 키아누 리브스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사진기자들의 좌석을 미리 배정했고 포토타임 역시 정해진 시간에만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사전에 카메라를 따로 보관해야 한다며 취재진의 협조를 요청하기도 해 구설에 올랐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