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찬스’,“믿을수없는대박…내인생쫙열렸네”

입력 2008-04-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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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6명9900만유로당첨,회사도접고꿈꾸던인생설계
28,5,38,7,43,6 아무 연관 없는 여섯 개의 숫자! 뮤지컬 ‘찬스’가 찍어준 로또 번호다. 매일 타는 버스 노선, 올해 나이, 럭키 세븐, 좋아하는 숫자 등 선택한 의미도 가지가지다. 이 번호로 로또 1등이 되면 내일 당장 무엇을 할까? 찬스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는 동료 5명과 이 곳에 매일 들르는 배달원, 6명의 얘기다. 남자 셋 여자 셋. 매일 비슷한 하루가 반복되고, 특별한 일 없이 무료하다. 이런 그들에게 커다란 변화가 생기는데… 바로 로또다. 각자 번호 하나씩을 골라 복권을 샀다. 무심코 한 개씩 찍었는데 인생 대박 예감, 당첨이란다. ‘복권 당첨의 노래- 9900만 유로’ 진짜야 평생을 벌어도 못 만질 이 돈! 우리 여섯이 같이 나눠 갖고 상상만 했던 내 꿈 이루는 거야. 아! 대박 대박 내 인생 쫙 열렸네. 믿을 수가 없어. 9900만 유로. 하나님 부처님 공자 알라 모두다 땡큐. 텅텅 빈 냉장고는 이제 그만. 매달 연체 카드 빚, 오∼ 이제 그만! ‘너무 비싸’ 이 말도 이젠 안녕! ‘케이트의 여행’ 꿈꿔봐 파티 같은 일상 골치가 아플 일도 없고 낮부터 밤까지 어차피 우리에겐 내일은 필요 없네. 꿈만 꾸던 그 생활을 맘껏 즐겨봐. 쿠바에선 살사를∼ 리오에서는 삼바를∼ 푸른 해변에서는 보사노바를∼ 영원할 나만의 축제를 계속해. 태양 아래서 신나는 스텝 그거 좋아. 로또가 당첨됐는데 일을 계속 할까? 일단은 ‘노(No)’, 회사는 접는다. 앙리 사장은 근엄했던 복장을 벗어버리고 힙합 옷을 걸친다. 사건은 훌훌 던진 채 리듬 따라 기분 따라 산다. 스물의 니나 플레리, 그간 병원비가 없었는데 드디어 치료도 받는다. 서른의 안네스, 명품도 마음대로 사고 온갖 치장을 할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서른의 에띠엔느, 갓 시작한 변호사 일에 긴장하던 차, 꿈에 그리던 파리로 훌쩍 여행을 간다. 배달부 프레드릭은 미녀들을 만날 기대에 설레발이며, 영화 감독이 되겠다고 떠난다. 하지만 웬일인지 복권당첨자 여섯 명은 시큰둥해진 채로 회사로 돌아온다. 그들이 잡은 ‘찬스’는 복권이 아니었다. 서로 떨어져 실컷 놀다보니 일이 그립고 익숙한 사람과 사랑을 찾는다. 회사의 사물함을 열고 변호 일을 다시 찾으면서 6명은 괜스레 신나한다. 찬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로 이뤄진 ‘송쓰루’ 뮤지컬이며 배경은 대부분 회사다. 오래 함께 있다보니 스트레스를 받아도 정이 붙는 사람들, 똑같은 핑계를 대고 같은 농담을 던져도 까르르 웃는 관계, 찬스가 보여주는 ‘회사사람’이다. 동료끼리 단체 관람하기 그만이다. 4월 20일(일)까지 공연하고, 코미디보다 캐릭터의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켜 5월 20일(화)부터 ‘시즌 3’으로 재공연한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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