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심으로뛴다!…경기력좌우하는‘영양의과학’

입력 2008-04-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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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운동에너지원역할…마라톤등지구력경기에중요
‘자장면 시키신 분’을 외쳐대는 배달원이 국가대표선수들의 요람인 태릉선수촌에 들어갈 수 있을까. 그 답은 ‘아니다’ 이다. 연중 300∼400명의 태극전사들이 숙식하는 태릉선수촌이야말로 위생과 영양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곳이기에, 외부 음식 반입은 절대 금물이다. 오로지 선수촌 식당에서 해주는 음식으로 영양을 보충하고,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식단을 짜기에 결코 영양결핍은 없다고 한다. 음식은 운동선수들의 경기력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아무리 훌륭한 선수라 할지라도 운동 에너지원인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면 기량을 발휘할 수 없다. 선수 개인별, 또는 종목별로 어떤 음식을 섭취하는 지, 그리고 어떤 음식을 먹어야 운동 후에 피로회복이 빠른 지 등을 테마스페셜을 통해 알아본다. ○선수들은 자장면을 좋아한다? 아침, 점심, 저녁, 간식 등 하루 4끼가 배정된 태릉선수촌의 선수 1인당 하루 식비는 2만6000원이며, 칼로리는 일반인의 2배 정도인 5500칼로리다. 그런데 특정 종목이나 선수에 따라 취향이 다르고 먹는 양이 다르기 때문에 딱히 금액을 따진다는 것은 무의미하다. 전체적으로 메뉴도 다양하고, 영양가도 높다는 것이 태릉선수촌 관계자의 설명이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유도는 도가니탕이나 설렁탕을 선호하고, 양궁은 초밥 떡볶이류 샐러드를, 레슬링은 면류나 찌개 종류를, 복싱은 육회를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체조는 칼로리가 많은 튀김음식을 가급적 피하고 빵 과일 샐러드를 주로 먹는다. 선수촌에서 먹을 수 없는 음식은 개고기 같은 혐오식품(?)으로 간주되는 부류이다. 한편, 선수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자장면이라는 것이 한정숙 영양사의 설명이다. 물론 탄수화물이 주를 이루는 자장면 이외에도 10여 가지의 메뉴가 있기 때문에 영양 면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리고 선수촌에서 제공되는 음식은 충분한 계획과 과학적인 분석에 따라 모든 영양소가 고루 섭취될 수 있도록 식단을 짜고 있다. ○밥이 보약이다 음식물에는 신체활동을 위해 필요한 다양한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다. 이들 영양소는 인체 내에서 각기 다른 기능을 한다. 당질이라고도 불리는 탄수화물은 단백질, 지방과 함께 3대 영양소로서, 운동에 필요한 주요 에너지원이 되는 동시에 다양한 대사 기능을 한다. 특히 탄수화물은 운동할 때 에너지 공급원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어른들이 흔히 말하는 ‘밥이 보약이다’라는 말은 탄수화물을 두고 하는 말이다. 탄수화물 섭취를 통해 인체 내에 저장되는 주 에너지원은 글리코겐(Glycogen)이며, 이는 주로 인체의 간과 근육에 저장된다. 글리코겐은 강도 높은 운동을 할 때 주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며, 특히 마라톤이나 크로스컨트리 스키 종목과 같은 고강도의 지구성 운동의 경우에 그 중요성이 더욱 높아진다.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현상 중 하나는 경기 도중 갑자기 피로해지거나 근육의 힘이 풀리는 느낌이 생기는 것이다. 이는 인체 내의 글리코겐 소모가 증가해 간과 근육에 저장되어 있는 양이 고갈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영양 섭취도 훈련처럼 계획적으로 실시해야 그렇다면 선수들이 고강도의 훈련을 잘 소화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을까.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글리코겐을 체내에 많이 저장시키고 경기에 임하면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근육 내에 글리코겐을 저장시키는 ‘글리코겐 로딩(glycogen loading)’ 방법이 운동선수들에게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는 주로 수영, 마라톤, 자전거 도로경기, 철인 3종 등, 장거리 종목 선수들이 사용하는 방법으로서, 경기 7∼8일 전부터 탄수화물이 많이 포함된 고 탄수화물 위주로 식사하면서 운동을 병행하여 체내에 글리코겐을 많이 저장시키는 방법이다. 축구, 테니스, 배드민턴 등 장시간에 걸친 운동과 휴식이 반복되는 종목의 선수들도 사용한다. 물론 글리코겐을 저장하고 경기에 임한다고 해서 선수들의 경기력이 반드시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원을 충분히 비축해 두지 못한 선수에 비해 체력의 안정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방법이 자주 사용된다. 하지만 평소에는 고른 영양섭취를 위해 균형적인 식습관을 갖는 것이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과 운동수행능력 향상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기력 향상을 위한 3대 요인으로는 기술(전술), 체력, 심리요인을 들 수 있으며, 이들은 경기력을 위한 필요조건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원활하게 작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영양섭취가 전제되어야만 하고, 이러한 의미에서 영양 요인은 경기력 향상을 위한 충분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에너지원이 인체에 적절히 공급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잘 훈련된 기술, 체력, 심리 수준일지라도 경기력을 성공적으로 발휘하기 어렵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김영수 KISS 책임연구원 김정훈 KISS 연구원 김광준 KISS 연구원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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