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이머불멸의승부]‘GG’칠때까지침착함잃지마라

입력 2008-04-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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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골프왕배MSL결승전1경기-이윤열(테란) VS박태민(저그)
나는 프로게이머다. 프로란 승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함과 동시에 언제나 냉철함을 겸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05년 7월 MSL(MBC게임스타리그) 결승전에서 나는 프로답지 못한 성급함 때문에 패배한 적이 있다. 온 가족이 처음으로 경기를 보러 왔었고, 너무나 이기고 싶었기에 졌음을 인정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때 나는 다시 한 번 프로로서 더 노력해야 한다고 다짐을 했었다. 경기 초반에 나는 두개의 배럭과 더블 커맨드를 선택했고, 상대인 박태민 선수도 12 드론에 투 해처리 빌드를 사용했다. 당시에는 공중 유닛인 뮤탈리스크의 뭉치기 전법이 발견되지 않았던 시기였기에 테란과 저그의 싸움은 마린 부대와 럴커의 싸움이 대부분이었다. 초반에 박태민 선수에게 3개의 가스를 허용하게 되면서 저그 진영은 무척이나 강해졌다. 가디언, 히드라, 럴커, 디파일러 등 완벽한 조합을 갖춘 박태민 선수는 무지막지하게 공격해 들어왔고, 나 또한 다수의 마린, 그리고 베슬과 탱크를 모아 힘 싸움을 벌였다. 박태민 선수의 가디언을 막아내고, 또 울트라 리스크 대부대를 처절하게 막아내면서 위태위태했던 내게도 기회가 왔다. 병력 상 우위에 서면서 ‘이제부터 나의 싸움이다! 승리할 수 있다!’고 마음속으로 외치는 순간이었다. 저그의 병력을 산산이 부서뜨리며 멋지게 이기는 모습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하지만 그런 나의 흥분된 기분과 모니터 속의 상황은 달랐다. 크게 흥분한 가운데에서 내 손은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았고, 나의 공격 부대는 박태민 선수가 뿌려놓은 회심의 다크스웜 속에서 산산이 부서졌다. 너무나 허무한 결말. 다 이긴 경기라 생각했지만 한 순간의 방심이 큰 피해를 불렀던 것이었다. 이때의 패배는 지금까지 내게 큰 약이 되고 있다. ‘바쁠수록 침착해라’. 살아가면서 이런 경험은 나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후배 프로게이머에게도 이런 말을 꼭 전해주고 싶다. 이 윤 열 위메이드 폭스 소속 프로게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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