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감동”호평…스타마케팅?실력마케팅!웰컴개그맨
요즘 뮤지컬 무대에서 떠오르는 신흥 ‘세력’은 어디일까. 바로 개그맨이다.이제는 개그맨 보다 뮤지컬 배우로 더 인정받고 있는 정성화, 홍록기를 비롯해 정준하, 이영자가 뮤지컬 무대를 밟았다. 최근에는 ‘만사마’ 정만호까지 가세했다. 개그맨들의 뮤지컬 진출은 더 이상 낯설지가 않다.
정만호는 18일부터 공연중인 ‘요덕 스토리’를 통해 뮤지컬 무대에 신고식을 했다. 단역이지만 무대위에서 모든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하루 8시간 이상씩 연습하고 있다. 정만호는 소속사를 통해 “언젠가 꼭 뮤지컬 무대에 오르고 싶었다”며 “개그맨뿐만 아니라 배우라면 누구나 꿈꿔볼 만한 무대다. 뮤지컬은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요덕 스토리’의 연출을 맡은 정성산씨는 정만호의 캐스팅이 단순히 화제를 모으기 위한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개그맨들의 눈을 보았는가. 그 안에는 웃음과 열정, 끼가 다 들어있다. 얼굴만 보고 ‘사람을 웃기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특히 정만호의 노력을 안다. 우리 공연의 주제가 좀 무거운 편이다. 정만호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준다”고 말했다.
정만호에 앞서 뮤지컬 무대에 진출해 성공을 거둔 정성화. 그는 현재 뮤지컬 ‘굿바이 걸’에서 하희라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굿바이 걸’은연일 매진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번 공연의 호연을 바탕으로 이달 말 열리는 제2회 ‘더 뮤지컬 어워즈’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있다.
그런가 하면 ‘무한도전’을 비롯해 안방극장에서 맹활약중인 정준하는 날렵한 춤 솜씨를 뮤지컬에서 자랑했다. 정준하는 ‘풀 몬티’에서 남자 스트립 댄서 역으로 호평을 받았다. 그는 이전에는 댄스 뮤지컬 ‘헤어스프레이’에서 뚱뚱한 엄마 역을 맡아 TV에 이어 뮤지컬에서도 확실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가수로도 데뷔했던 개그우먼 김미려는 뮤지컬 ‘시스터 소울’에서 흑인가수 조세핀 역을 맡아 남다른 가창력을 뽐냈다. 그녀는 뮤지컬 전문배우 신영숙과 더블 캐스팅됐으나, ‘구색갖추기’라는 일부의 우려를 깨고 기대 이상의 호연으로 흥행에도 단단히 한 몫 했다.
뮤지컬 배우는 순발력과 함께 다양한 끼와 재능을 갖춰야 한다. 개그맨이 갖춰야 하는 기본 자질과 비슷하다. 뮤지컬 무대에서 성공한 홍록기, 정성화, 김미려, 정만호 등은 음반을 발표했을 정도로 남다른 노래 실력을 갖추고 있다.
개그맨에서 뮤지컬 제작자로 변신한 백재현은 “주위에서 개그맨은 그저 남을 웃기는 사람이라고만 여긴다. 하지만 개그맨들은 어느 연예인 보다 다재다능한 끼를 갖고 있다. 춤, 노래, 연기를 요구하는 뮤지컬에서 그 재능은 더욱 빛을 발한다”고 밝혔다.
백재현은 “과거에는 개그맨들을 이용한 ‘스타마케팅’이라는 비난도 있었지만 이젠 작품 전개에 필요한 존재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웃음을 주는 연기, 실력을 두루 갖춘 개그맨들의 뮤지컬 무대 진출을 적극 환영하고 더 많은 활동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