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5집앨범들고온자두,“‘여유·행복·설렘’음악이내게준선물”

입력 2008-05-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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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두스럽다’는 것, 형형색색의 의상과 밝고 경쾌하면서 어딘가 장난기 있는 음악으로 설명된다. ‘잘 가’, ‘김밥’, ‘놀자’, ‘식사부터 하세요’ 등은 통통 튀는 가사와 흥겨운 멜로디는 자두의 색깔을 잘 보여주는 노래로 꼽힌다. 이런 자두는 최근 3년 만에 앨범을 발표하면서 밴드를 결성했다. 자두에게 밴드 결성은 그동안 우리가 익숙했던 ‘자두스러움’과 얼핏 거리가 멀어 보인다. 하지만 자두는 변신을 한 것이 아니라 본연의 모습을 되찾은 것이다. 자두는 데뷔 전 ‘딸기’라는 예명으로 밴드에서 활동했다.이른바 ‘엽기문화’가 유행하던 2001년 지금의 콘셉트로 데뷔해 지금까지 그 이미지가 각인됐다. 그녀는 데뷔 7년 만에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자 밴드를 결성했다. 새로운 모습이 아니라 원래 자신의 음악으로 돌아간 것이다. “하고 싶었던 대로, 처음으로 돌아간 거예요. 이제 스물일곱인데 마냥 아이처럼 뛸 수 없어서, ‘원래의 나’로 돌아가게 됐죠.” 자두의 본모습 찾기를 돕고 나선 사람은 모던 록 밴드 러브홀릭의 이재학이다. 그는 러브홀릭의 감성 짙은 음악을 만들어왔고, 영화 ‘미녀는 괴로워’ 음악감독을 계기로 영화계에서도 각광받는 실력자다. 자두는 ‘딸기’로 활동하던 시절, 당시 리버풀이란 밴드로 활동하던 이재학과 10년 넘게 친분을 쌓아왔다. 일본 음악 스타일에 가깝던 자두는 이번에 브리티시 록을 추구하는 이재학과 만나 독특한 감성을 만들어냈다. 자두는 우선 창법을 바꿨다. 과거엔 노래할 때 호흡을 많이 섞고 바이브레이션이 많았지만, 목소리에 힘을 빼고 담백하게, 그리고 담담하게 노래했다. 그래서 본인의 표현처럼 이제는 ‘밤에 들어도 무난한 음악’이 됐다. 바뀐 창법은 또 자두에게 “성숙해졌다”는 평가를 받게 했다. 가사도 과거처럼 직설적인 표현을 줄이고 감성적으로 썼다. 다만 그녀하면 떠오르는 밝고 천진스런 이미지는 그대로 살렸다. “밝은 이미지는 그대로에요. 다만 조금 편안해지고 여성스러워졌다고 할 수 있죠. 예전엔 조금 딱딱하게 노래했다면 이젠 자연스럽게 했어요.” 이재학 외에 쟁쟁한 밴드 뮤지션들도 대거 자두 음반에 동참했다. 러브홀릭의 리더 강현민을 비롯해 W의 김상훈, 마이앤트매리의 정순용과 한진영, 상상밴드의 쇼기 등이 곡을 선물했다. 강현민과 일기예보를 함께 했던 나들도 합류해 일기예보 해체 후 처음으로 같은 음반에 참여했다. 자두의 절친한 친구인 엠씨더맥스의 제이윤도 작곡가로 참여했다. “작업하는 내내 정말 기분 좋았고, 긍정적인 마음이었어요. 웃음이 그치질 않았죠. 음악하는 사람들과 계속 어울리면서 음악에 대한 열정이 솟구쳐 힘들지 않았어요. 우울증도 없었어요.” 행복에 겨워 앨범 제목을 ‘해피 네트워크’로 지은 자두는 이번 앨범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했고, 또 그만큼 자신감도 넘친다고 했다. 특히 프로듀싱에도 참여해 앨범 부클릿에 공동 프로듀서(co-producer)로 자신의 이름을 새겨 더욱 의미가 깊다. “그간 했던 앨범 중 제일 좋은 앨범이에요. 제작비도 가장 많이 들었죠. 무엇보다 많이 배웠다는 생각에 보람이 큽니다.” 타이틀곡은 ‘커피 한 잔’이다. 러브홀릭의 데뷔곡 ‘러브홀릭’처럼 밝은 멜로디에 슬픈 곡조가 묘한 조화를 이루는 노래다. 지난 해 마루와 함께 발표했던 싱글 ‘식사부터 하세요’는 본래의 모던록 색깔로 다시 불러 수록했다. 자두도 ‘안녕’을 작사, 작곡한 것을 비롯해 앨범 12트랙 중 8곡을 작사했다. “음반을 내고 설레여 본 적이 없는데 이번엔 설렙니다. 그리고 마음이 많이 여유로워졌어요. 그래서 열심히 하는 마음이 커졌죠.”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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