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본명 동영배)은 빅뱅의 음악에 대한 정체성으로 한동안 고민이 컸다고 했다. 빅뱅은 애초 힙합을 좋아하는 멤버들이 치열한 경쟁과 연습을 거쳐 모인 팀이다. 그런데 일렉트로니카 음악인 ‘거짓말’ ‘마지막 인사’ 등 자신들의 당초 목표와는 다른 음악으로 이른바 ‘대박’이 났기 때문이다. 늘 가슴 한구석에 아쉬움이 있던 태양은 힙합음악에 대한 갈증을 풀 기회를 잡았다. 바로 솔로 음반이다. 태양은 22일 발표된 솔로음반에 ‘더 힙합스러운’ 음악, ‘더 R&B적인’ 음악을 담았다. 힙합은 빅뱅이 2006년 데뷔하면서 선보인 음악, 앞으로도 추구할 음악이다.
- 솔로가수로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가.
“빅뱅에서 보여주지 못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빅뱅 활동에서는 작은 부분이었던 것도 혼자 하려니 부담이 된다. 내가 유명해지거나 튀고 싶어서 솔로음반을 낸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욕심을 부리다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고 바쁘게 빅뱅 활동하다보니 함께 준비하기가 힘들었다.”
- 빅뱅과 태양의 음악적인 차이는.
“빅뱅은 ‘거짓말’부터 비트가 빠르고 신나는 음악이었다. 내 솔로 음반에는 빠른 노래가 없고 슬로우 템포, R&B 음악이다. 빅뱅 초기의 음악이며, 나를 통해 빅뱅이 처음 추구하고자 했던 음악을 보여주겠다.”
- ‘거짓말’이 잘 됐지만, 처음 의도와 달라 고민이 많았나.
“솔직히 그랬다. 음악적인 부분, 대중성 사이에서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거짓말’ 통해 우리가 잘 알려져 좋고, 우리가 추구하는 음악은 앞으로 천천히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 어려서부터 래퍼를 꿈꿨는데, 가수가 됐다.
“그랬는데, 노래를 하게 됐다. 래퍼가 되지 못한데 대한 미련은 없다. 노래로 주는 감동이 크다는 것을 알았다.”
- 솔로음반은 소속사의 제안인가, 본인의 의지인가.
“ 소속사에서 제안했다. 처음에는 빅뱅 활동이 중요해서 솔로 음반은 생각하지 않았다. 먼 훗날 하고 싶었고, ‘지금은 아니다’고 생각했다.”
- 빅뱅이 잘 되고 있어서, 솔로음반에 대한 부담이 클 것 같다.
“내가 솔로로 나서 빅뱅에 피해를 주지 않을까 부담감이 크다. 원래 고민이 많은 성격인데, 요즘 어느 때보다 고민이 컸다. 하지만 음악적인 부분으로 인정받고 싶었다.”
- 다른 빅뱅 멤버의 도움은 없었나.
“지드래곤이 인트로 곡을 작사, 작곡했고, ‘베이비 아임 소리’를 작사했다. 뮤직비디오에 멤버들이 카메오로 출연했다. 비중도 크지 않았지만 모두 출연해줘 너무 고맙고, 너무 미안했다. 모두들 ‘꼭 잘 되라’ ‘대박나라’고 응원 많이 해준다.”
- 빅뱅 초기 음반에 솔로곡이 있었는데, 솔로활동은 이미 예고된 바 아닌가.
“이번엔 그때보다 더 트렌디하고, 여러 가지 시도해보고 싶은 것들 많이 했다. 더 힙합적이고, 더 R&B적이다.”
- 탑과 승리가 연기겸업을 하는데, 연기 계획 없나.
“아직은 음악에만 몰두하고 싶다. 연기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기회가 되면 여러 가지 활동도 해보고 싶다. 라디오 DJ 해보고 싶다.”
- 다른 멤버들도 솔로음반 발표하나.
“나를 시작으로 앞으로 계속해서 나왔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을 담아서 낸다는 것 의미 있는 일이다.”
- 여자친구는 있나.
“없다.”
- 그럼 마지막 여자는 언제인가.
“중 3때 친구를 짝사랑했고, 그게 첫사랑이었다. 학교 부회장이었는데, 똑똑하고 자기일 열심히 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 좋아하는 여성상은.
“일단 착하고, 이해하고 존경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굳이 예쁘지 않아도 아름다움이 있는 사람이 좋다.”
- 해외활동도 시작했는데.
“굉장히 재미있다. 일본에서는 인-스토어 공연(음반매장에서 하는 소규모 공연)이 마음에 남는다. 태국에도 처음 방문했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이 와서 깜짝 놀랐다.”
- 미국진출의 꿈이 있나.
“미국진출은 모든 가수의 꿈이다. 특히 우리의 음악 스타일은 미국 본토 음악이다. 나의 목표는 해외진출, 구체적으로는 미국이다. 미국에서 인정받는다면. 세계적으로 다 인정받는다 할 수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빅뱅의 ‘태양’
1988년생. 지드래곤(권지용)과 함께 6년의 연습생 시절을 거친 후 2006년 빅뱅으로 데뷔했다. 한때 ‘YB태권’이란 예명으로 지드래곤과 듀엣을 이뤄 지누션, 렉시 등 YG 소속 선배가수들의 음반에 참여하기도 했다. 솔로음반 뮤직비디오에서 근육질 몸매를 공개해 남성미를 과시하기도 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