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소설‘책방습격사건’…쏟아지는일본신간소설

입력 2008-06-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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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열풍이다. 일본 소설 신간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말랑말랑하고 상큼한 감성을 유지하는 요시모토 바나나가 신간 ‘왕국’을 들고 국내를 찾았다. ‘회랑정 살인사건’(랜덤하우스코리아), ‘백마산장 살인사건’(랜덤하우스코리아)을 쓴 히가시노 게이고도 내한 예정이다. 동명 영화로도 알려진 ‘플라이대디플라이’(북폴리오)의 가네시로 가즈키도 신간 발표를 앞두고 있다. 국내에서 발간되는 일본 책은 술술 읽히는 문체가 특징이다. 심지어 걸으면서 읽어도 호흡이 짧아 보폭과 맞아떨어진다. 짧은 문장 탓이다. 바쁜 직장인도 출퇴근 시간에 일본 소설 한 권쯤은 후딱 읽어 내려갈 수 있다. 쉬운 어휘와 신선하게 묘사한 감각적 문투도 독자들을 매료한다. 물론 현학적인 옛 문체인 ’의고체’가 돋보인 ’히라노 게이치로’는 ’책을 읽는 방법’(문학동네)에서 일본 소설을 천천히 읽는 ’슬로리딩’ 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일본 소설을 짚는 독자들은 무겁지 않은 발랄함을 선호한다. 소설을 통해 번잡한 생활에서 잠시 떠나겠다는 독자의 기대가 큰 탓이다. 표지부터 화려한 일본소설은 오색 막대 사탕처럼 달콤하고 신선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한국 독자들을 찾는다. ○ 내 어릴 적 추억, ‘스무살, 도쿄’ 일본 베스트셀러의 선두는 단연 오쿠다 히데오의 ‘스무살, 도쿄’(은행나무)다. ‘공중그네’(은행나무), ‘남쪽으로 튀어’(은행나무) 등으로 한국 독자를 확보한 그는 발표하는 소설마다 인기 상승이다. ‘스무살, 도쿄’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문학사상사)처럼 주인공의 20대 청춘을 다뤘다. ‘상실의 시대’는 와타나베가 나오코와 미도리라는 여성을 통해 자신을 발견해가는 성장소설이다. ‘상실의 시대’가 한없이 어둡게 독자의 마음을 내리누른 채 감동을 줬다면, 오쿠다 히데오는 특유의 유쾌한 이야깃거리로 독자를 공중그네 태운다. ‘스무살, 도쿄’는 단 6일의 사건을 써내려가면서 20대를 추억한다. 1978년, 1979년, 1980년, 1981년, 1985년, 1989년의 사건을 옴니버스 식으로 구성해 주인공이 그 나이에 겪은 사건을 보여준다. 딱 20대가 아니면 겪지 못할 풋풋한 사건들을 쏟아낸다. 주인공 ‘히사오’는 대학 문학부에 들어가 ‘연극부’ 동아리에 가입한다. “어차피 문학부 출신은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도 아니고, 뭐, 4년 동안 실컷 놀아라. 특히 남학생은…”이라는 첫 수업 시간 영어 강사의 말처럼 히사오는 열심히 논다. 졸업 후 카피라이터가 되고, 그간 겪은 사건을 ‘오늘 밤의 일은 결코 잊을 수 없을 거라고’ 반추한다. 특히 “비틀즈의 폴 매카트니가 좋은지, 존 레논이 더 좋은지” 소설 속 인물의 대화에는 여러 대중문화 코드가 눈에 띈다. 30대 후반 소설가가 데뷔전까지 기획자, 잡지편집자, 카피라이터, 구성작가 등으로 일한 자전적 경험을 소설에 담았다. ○ 뒤죽박죽 걸잡 단편집, ‘최후의 끽연자’ 익히 일본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 원작자로 알려진 ‘츠츠이 야스타카’는 ‘츠츠이스트’라는 중독 팬을 거느린 소설가다. 작품마다 엉뚱한 상상력으로 사람들을 판타지의 세계로 초대한다. 그의 신간 ‘최후의 끽연자’(작가정신)는 말 그대로 이 땅에 마지막 남은 담배 피는 남자를 다루고 있다. ‘개와 흡연자는 출입금지’ 라며 금연 운동이 한창인 일본에서 주인공은 최후의 끽연자가 된다. 죽고 싶어도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다. 모두가 담배를 끊었는데 유일하게 담배를 끊지 않은 희귀종이기 때문이다. 인터뷰 요청이 쏟아지고 집 주변에는 흡연자 테러리스트가 대기하고 있다. ○ 에쿠니 가오리의 예정 신작 인터넷 서점 인터파크는 ‘일본문학 8대 작가전’을 개최하면서 독자에게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을 고를 기회를 제공한다. 한국 여성 팬들에게 특히 인기 높은 에쿠니 가오리의 한국 신작을 독자들이 7월 14일부터 홈페이지(www.interpark.com)에서 투표로 선정할 수 있다. 가장 득표수가 높은 작품이 먼저 출판된다. 투표에 참여한 독자들은 추첨을 통해 에쿠니 가오리의 에세이집 ‘취하기에 부족한 것들’, ‘60개의 소품에 대한 짤막한 에세이’에 소개된 소품 10종을 선물 받는다. 독자가 투표할 수 있는 에쿠니가오리의 신작은 ‘제비 꽃 설탕 절임’과 ‘장미, 비파, 레몬’ 등 총 다섯 편이다. ‘제비 꽃 설탕 절임’은 71편의 시로 엮은 에쿠니 가오리의 시집으로 지금까지 그의 시집이 국내에 소개된 적은 없다. ‘장미, 비파, 레몬’은 주부, 꽃집 주인, 모델 등 9명의 사랑을 다룬 연애소설이다. ‘스윗 리틀 라이즈’는 외로움을 견디는 인간 본성을 소재로 다룬 장편이다. 연작단편소설집 ‘빨간 장화’와 에세이집인 ‘취하기에 부족한 것들’도 신간 예정작이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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