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혁,용상비공인세계타이‘번쩍’

입력 2008-07-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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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에서 목표는 합계 380kg(인상 170kg, 용상 210kg)입니다.” 4월24일 포항에서 열린 2008코리아컵왕중왕역도대회. 남자77kg에서 합계 365kg(인상 162kg, 용상 203kg)으로 우승한 사재혁(23·강원도청·사진)은 포부가 남달랐다. 당시 사재혁은 인상·용상·합계에서 모두 한국기록을 경신했다. 기세는 좋았지만 불과 100일 사이에 최고기록을 15kg이나 늘린다는 것이 쉽지는 않아 보였다. 합계 380kg은 세계기록인 377kg(인상 173kg 용상 210kg)을 넘어서는 대기록. 사재혁은 2007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당한 팔꿈치 부상에서도 완전히 회복된 상태가 아니었다. 꿈은 현실을 향해 여물어 가고 있었다. 사재혁은 30일 태릉역도장에서 열린 남자국가대표팀 무대적응훈련에서 인상 160kg, 용상 210kg 등 합계 370kg을 들어올렸다. 용상 210kg은 페레페체노프 올레그(러시아)가 2001년 작성한 남자77kg급 용상세계기록과 비공인타이다. 이 날 경기는 다음 팟플레이어(Daum Potplayer)를 통해 인터넷으로 생중계됐다. 대표선수들은 카메라적응 훈련을 겸했다. 경기를 지켜 본 역도인들은 한결같이 “못믿겠다. 대단하다”는 반응이었다. 베이징올림픽남자77kg급에서는 2007세계선수권대회우승자 이반 스토이초프(불가리아)와 2007년 시즌1위 기록 보유자 리홍리(중국)가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하지만 스토이초프가 약물복용으로 올림픽 출전자격이 박탈돼 무게중심은 리홍리(중국)에게로 넘어갔다. 리홍리는 합계 369kg(인상 168kg, 용상 201kg)으로 2007년 시즌 최고기록 보유자. 일단 사재혁은 리홍리의 기록을 1kg 넘어섰다. 인상 1차에서 150kg, 2차에서 160kg을 거뜬히 들어올린 사재혁은 3차에서 163kg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용상에서는 1차 190kg, 2차 200kg을 들어올린 뒤 3차에서 205kg을 신청했다가 210kg으로 중량을 바꿨다. 베이징에서는 무대적응훈련의 1차 중량으로 직전 몸 풀기를 한 뒤, 2차 중량으로 실전 1차시기에 도전한다. 역도대표팀 이형근 감독은 “원래 컨디션 조절정도로만 생각했지만 (사)재혁이가 ‘몸상태가 좋다’며 ‘세계기록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강력히 표현했다”면서 “열흘 전 연습에서도 용상 210kg을 들었다”고 했다. 사재혁은 “210kg이상에 한 번 더 도전하고 싶었지만 부상위험 때문에 주변에서 만류했다”면서 “올림픽 때 세계기록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베이징올림픽금메달은 합계 370kg이상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재혁은 “연습 때는 인상에서 167kg까지 들었다”면서 “팔꿈치 부상에 대한 기억 때문에 인상에 두려움이 있지만 인상에서 어느 정도만 따라가면 강점인 용상에서 역전할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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