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의포스트게임]美명문구단,닮은꼴족벌경영

입력 2008-09-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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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워싱턴포스트>지는 “미국 정가는 귀족가발만 쓰지 않았을 뿐 프랑스의 루이 14세 궁정과 닮았다”며 의원직 세습을 꼬집었다. 당시 신문에 따르면 상원의원 18명, 하원의원 수십명이 부모 덕에 의원직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사실 이 기준으로 보면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부친 덕에 대통령이 된 셈이다. 많은 국가들이 북한 공산주의 체제를 인정하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아버지 김일성에서 아들 김정일로 정권이 세습된 점을 지적한다. 정권이 민주적이고 합법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철권통치에 의해서 권력이 이양돼 문제가 되는 것이다. 미국의 의원직이 북한체제처럼 비민주적으로 세습된 것은 아니지만 부친의 후광을 업고 승계됐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할 만한 일임은 틀림없다. 음습한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커넥션 관계다. 이런 부친의 후광을 등에 업는 경쟁은 애초부터 공정한 레이스가 될 수 없다. 그래서 문제를 삼는 것이다. 미국의 스포츠 메이저 종목을 꼽으라면 NFL, 메이저리그, NBA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와 우승 횟수가 많은 팀이 댈러스 카우보이스, 뉴욕 양키스, LA 레이커스다. 이른바 명문 구단들로 구단주들은 모두 억만장자다. 국내는 스포츠 팀이 기업홍보의 수단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미국은 돈벌이다. 그런데 이 팀들의 공통점이 있다. 우리로 치면 모두 ‘족벌운영’을 한다는 점이다. 뉴욕 양키스는 지난 시즌부터 조지 스타인브레너 구단주에서 모든 경영권이 사실상 아들 행크 스타인브레너와 핼 스타인브레너에게 넘어갔다. 올해 78세의 조지 스타인브레너는 건강상의 이유로 22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타디움 고별전 행사도 불참했다. LA 레이커스 역시 마찬가지다. 부친 제리 버스 구단주의 후광을 업고 아들 딸들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아들 2명, 딸 2명이 레이커스에서 일찍부터 구단 경영 수업을 쌓았다. 레이커스의 공동 구단주로 출발한 제리 버스도 이제 74세의 고령으로 구단운영 전면에는 잘 나타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언론에도 거의 노출되지 않고 있다. 1979년 제리 버스는 레이커스를 2000만달러에 매입했다. 현재 가치는 5억6000만달러다. 양키스의 스타인브레너는 1973년 CBS 방송국으로부터 1000만달러에 구단을 사들였다. 현재 가치는 13억달러에 이른다. 괴짜 스타일로 구단을 운영했지만 역대 메이저리그 최고 경영자는 누가 뭐래도 조지 스타인브레너다. 풋볼 명문 댈러스 카우보이스(제리 존스 구단주)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카우보이스의 미디어 가이드북을 보면 ‘패밀리 네임’ 존스가 곳곳에 눈에 띈다. 아들들이 프런트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구단운영의 최종 결정권자는 제리 존스이지만 아들들의 입김도 무시할 수 없다. 대물림을 하는 구단들을 보면 아버지와 아들의 운영 스타일이 매우 흡사하다는 게 특징이다. 양키스는 행크 스타인브레너가 용모도 그렇지만 아버지를 빼닮은 스타일로 뉴욕 언론으로부터 이미 요주의 인물로 꼽히고 있다. 족벌운영, 스포츠에서는 크게 문제 삼지 않는 게 미국의 스포츠 풍토인 것 같다.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미국의 주말은 스포츠의 날이다.자정을 넘어서도 학원에 다녀야 하는 한국의 교육풍토.운동선수는 운동기계밖에 될 수 없는 학원스포츠.언제쯤 진정한 지덕체 교육이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한숨만 나온다.스포츠를 보면 미국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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