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좋은’이배영,아쉬운결과에도잃지않은웃음

입력 2008-11-05 18: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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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영이 멋쩍은 웃음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배영(29, 경북개발공사)은 5일 경기도 고양시 장항동 고양 꽃 전시관에서 열린 ‘2008 고양 아시아클럽역도선수권대회’ 시니어부 남자 77kg급에 출전했다. 사실 이배영의 이번 대회 출전은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출전 가능성을 배제한 것은 아니었지만 출전할 것인지조차도 한 달여 전까지만 해도 정해지지 않았다. 경기에 앞선 4일 취재진과 대회장에서 만난 이배영은 "지난달 전국체전을 마친 뒤 빡빡하게 짜여진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훈련을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그 때문에 몸무게도 줄이지 못했고 3주 간 바벨을 들어보지도 못했다. 대회 전 훈련을 하는 것과 달리 근육에 무리가 올까 걱정스러운 마음에 4일에는 훈련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주최측의 요청을 뿌리칠 수 없었던 이배영은 불어난 몸무게 그대로 대회에 출전해 대회를 빛냈다. 이배영의 이 날 기록은 인상 135kg 용상 160kg 합계 295kg로 자신의 최고기록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지만 그의 얼굴은 늘 그랬듯이 웃음이 가득했다. 훈련 부족으로 정상적으로 대회를 치르지 못한 이배영은 "인상 2차에서 좀 무겁다고 느꼈는데 3차는 사실 좀 겁이 났다"며 멋쩍은 듯 웃어 보였다. 이어 이배영은 "집에서 대회장으로 직접 온 것도 처음이고 3주 동안 운동 안하고 대회에 나온 것도 처음이다. 또 부상이나 기권 없이 할 것 다하고 시상대에 오르지 못한 것도 처음"이라며 다소 아쉬운 대회 출전 소감을 밝혔다. 전국체전을 마친 뒤 선수촌에서 자진퇴촌한 이배영은 "2005년에는 몸도 아프고 아기도 태어나 처음 선수촌을 나올 때에는 뭔가 허전했는데 지금은 할 것 다 하고 나왔다는 마음에 크게 허전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스스로 선수 생활의 황혼기에 들어섰다고 생각한 듯 이배영은 "국내 대회의 경우, 체전 같은 큰 대회에는 출전하겠지만 다른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선수 은퇴 이후에도 역도계에 남겠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이배영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정해진 것은 없다. 나중에 내가 다른 직업에 매력을 느껴 어떤 직업을 갖느냐에 따라 다르다"며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다. 【고양=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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