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경기력상관관계…감독마다제각각

입력 2008-11-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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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프로 종목 감독들은 지도자가 경기력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할까. 축구(김호 대전시티즌 감독) 야구(김성근 SK 감독) 농구(전창진 동부 감독) 배구(신치용 삼성화재 감독) 등 4개 종목의 지도자들에게 물었다. ○김성근 감독 = 감독 나름이라고 본다.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 아닌가? 그래도 굳이 수치화하자면 감독이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이 3분의 1 정도가 아닐까 싶다. 정규시즌이든 포스트시즌이든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정규시즌은 계산이 중요하고, 포스트시즌 단기전은 흐름이 중요하다. ○김호 감독 = 선수가 경기장에 일단 들어가면 지시 내리기 힘든 종목이 바로 축구다. 다른 종목은 잘못될 경우 중간에 끊고 작전을 내릴 수 있지만 축구는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굉장히 어렵다. 경기장에 들어가기 전에 모든 전술을 주입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축구 속설에는 “공을 눈에서 떼지 마라” “자기 위치를 빨리 파악해라” 라는 얘기가 있는데, 이는 훈련을 통해 완전히 익혀야 한다. 감독이 이 모든 것을 깨우쳐줄 책임이 있다. 이를 위해 몇 개월, 아니 몇 년을 고생하기도 한다. 좋은 전술이라면 대부분 경기는 이긴다. 현대 축구에서는 더욱 높아진다. ○신치용 감독 = 사령탑의 역할은 ‘카멜레온’과 ‘희생’으로 간추릴 수 있다. 기업의 CEO 처럼 상황에 따라 늘 변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하고, 선수들을 위할 수 있어야 한다. 경기가 잘 풀릴 때는 굳이 감독이 없어도 되지만 풀리지 않을 때, 중심이 돼 책임을 질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도 코치가 필요하다. 역할론으로는 첫 번째로 훈련이고, 두 번째는 ‘팁’을 주는 역할이다. 훈련할 때 상황별 극복요령을 수 십 번 반복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분위기 메이커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전체적으로 10%도 미치지 않지만 영향력은 그 이상일 것으로 본다. ○전창진 감독 = 농구는 좁은 코트에서 경기가 벌어지고, 감독과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의 거리가 가까워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난다. 감독들은 한 시즌 40-50개의 전술을 사용한다. 기본 전술에서 파생되는 옵션까지 포함하면 그 수가 엄청날 정도로 다양한 작전이 구사된다. 선수 교체도 수시로 이뤄지기 때문에 경기 도중에도 상황이 급변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종목의 특성상 감독은 섬세하고 세밀하게 경기를 준비해야만 한다. 또한 경기 도중 선수들과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을 해 상대 전술에 따른 대응책을 곧바로 마련해야 한다. 다른 어떤 스포츠보다도 감독의 능력이 승부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게 농구라고 생각한다. 신정택 KISS 연구원 정리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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