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천사′김장훈“서해안복구될때까지공연은계속된다”

입력 2008-12-06 10:3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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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7일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에서 쏟아진 1만5000톤의 원유가 태안의 앞바다를 검게 뒤덮은 지 1년. 하루아침에 생활터전을 잃은 서해안 주민들을 위해 구호활동에 앞장섰던 김장훈이 6일 오후 8시 충남 보령 대천 체육관 특설무대에서 두 번째 ‘서해안 페스티벌’을 열었다. 이번 페스티벌은 피해 주민들을 위로했던 지난여름 공연과 달리 끊임없는 방재작업으로 ‘서해안의 기적’을 이뤄낸 지역 주민과 자원봉사자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은 보은 행사다. 충남 보령 콘서트 현장에서 만난 김장훈은 “봉사를 시작한 후 중간에 그만두는 건 자기 만족이고 독선이라고 생각했다”며 서해안 페스티벌을 다시 개최한 이유를 밝히며 “성격상 한번 시작하면 끝을 봐야하기 때문에 공연을 여는 것조차 두려웠지만 지금은 여건이 주어진다면 언제든지 다시 무대에 오르겠다”고 밝혔다. 김장훈은 서해안 기름 유출 사고 이후 5000여 명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피해 지역을 찾아 방재 작업을 해왔다. 6월 28일에는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위로하고 서해안의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충남 보령시 신흑동 공영주차장에서 ‘서해안 페스티벌’이라는 대규모 공연을 진행했다. 그러나 당시 김장훈은 체력 고갈로 무대 위에서 실신, 공연을 마무리 하지 못한 채 병원에 실려 갔다. 건강을 회복한 김장훈은 6개월 만에 서해안 콘서트를 다시 열었다. 이날 ‘애국가’로 무대를 연 김장훈은 체육관을 채운 보령시민들에게 “검은 바다를 푸른 바다로 만든 기적을 이룬 여러분들을 위한 공연”이라며 인사말을 건넸다. 이후 ‘우리 기쁜 날’ ‘커플’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쇼’ ‘낙원’ ‘고속도로 로망스’를 연달아 선보이며 폭설로 꽁꽁 얼어붙은 날씨를 녹였다. 이어진 댄스 메들리 무대에서는 마이클 잭슨의 춤을 선보이는가 하면 god의 ‘거짓말’ 소방차의 ‘어젯밤 이야기’ 원더걸스의 ‘텔 미’ 등을 선보이며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그는 또한 청룽이 김장훈에게 보내온 1만 달러(한화 1500만 원)을 보령시장에게 전달, 관객으로부터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았다. 무대로는 로봇시스템 개발자인 카이스트 오준호 박사의 첨단 무대를 보령시에서 처음으로 공개하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장훈이 서해안 공연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게 된 건 한 문화재단의 지원으로 보령, 서산, 당진 등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의 투어를 하면서부터다. 건강상의 이유로 8군데 중 6군데 밖에 돌지 못했지만 공연을 통해 여든 살 노인부터 다섯 살 아이까지 ‘사노라면’에 맞춰 열광하는 모습에 그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 김장훈은 “가수가 먼저 벽을 만들지 않은 이상 한 관객들은 벽을 만들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번 공연에서 쓰러진 후 보령 무대에 다시 올랐을 때 반주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환호를 보내준 이들을 위해 다시 무대에 서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내년 공연 콘셉트까지 짜놨다”는 김장훈은 “조수간만 차를 이용한 독특한 무대를 준비중”이라며 “서해안 기름 유출 사고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고 관광객이 줄어드는 2차, 3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내가 힘이 닿는 데까지 돕고 싶다”고 말했다. “오늘 컨디션도 최고다. 강한 모습으로 무대를 마치겠다”며 각오를 밝힌 김장훈은 어느 때보다 열정적인 무대로 2시간 동안 관객들의 환호에 보답했다. 한편 김장훈은 19~24일 서울, 12월 30~31일 부산, 내년 2월 14일 제주 등에서 ‘김장훈의 원맨쇼’를 이어간다. 대천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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