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종1500승대기록눈앞

입력 2009-05-29 17: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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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종 기수(앞)가 경주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한국마사회

1495승…평균승률15.6%…10번출전해1번이상우승·“향후10년간깨기힘든기록”
박태종 기수를 두고 팬들은‘경마대통령’이란 경칭을 아끼지 않는다. 1987년 데뷔. 지금까지 통산 9607번 경주에 출전해 1495승을 달성했고 평균 승률은 15.6%를 기록 중이다. 10번 경주에 나가면 1번 이상 우승했다는 얘기다. 하루 10경주가 열린다고 가정했을 때 매 경마일 승리를 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경마에서 우승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 서울경마공원에서 활동 중인 61명 기수들의 평균 승률이 6%를 조금 상회하는 수준임을 감안하면 20년이 넘게 15%대를 유지하고 있는 박태종을 ‘경마대통령’으로 부르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박 기수는 지금도 어김없이 새벽 5시면 새벽조교에 임한다.

조교가 끝나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집 근처 피트니스센터에서 러닝과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 관리를 한다. 술, 담배는 입에 대지도 않으며 항상 같은 시각에 잠자리에 들어 언제나 안정적인 생체리듬을 유지한다.

한 경마전문가는 박태종 기수가 앞으로 ‘최소한 10년은 거뜬할 것’이라고 한다. 그 이유로 그의 ‘타고난 체질’을 꼽았다. 체중조절에 시달리는 다른 기수들과 달리 그는 별다른 체중조절을 하지 않기 때문에 잠재적 체력이 여느 젊은 기수들보다 월등히 앞선다는 것.

현재는 ‘경마대통령’이라 불리지만 데뷔 당시만 해도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는 기수였다. 1987년 11월 15일 ‘궁궐’에 기승하면서 “이번에도 우승을 못하면 기수를 그만 두겠다”는 다부진 마음을 먹고야 첫 승의 감격을 맛볼 수 있었다. 데뷔 16전 째 만에 우승을 차지한 것.

박 기수는 “그 때 관중석에서 환호하던 경마팬들의 모습은 결코 잊을 수 없었다”며 첫 우승의 순간을 회상한다. 하지만 이후 박태종은 1990년 기수 다승부분 TOP5(34승으로 5위)에 들며 주목받기 시작했고 1996년 한해 최다승을 102승(종전기록은 1992년 김명국 89승, 현재 한해 최다승은 2008년 문세영 기수의 120승)으로 갈아 치우며 최고의 리딩자키 탄생을 알렸다.

이후 박태종 기수는 쾌속질주를 이어가 지난 2000년 종전 기수통산 최다승이었던 김명국 기수(현 서울경마공원 42조 조교사)의 722승 기록을 갱신했다. 지난 2004년 1월 ‘퀸크랏시’에 기승해 국내 최초로 1000승을 돌파한 뒤 5년여 만에 1500승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한 경마팬은 “존재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큰 의미를 줄 수 있는 사람이며, 곧 달성하게 될 1500승은 한국경마의 자랑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1500승 기록에 대해 향후 10년간은 깨지기 어려운 대기록으로 보고 있다. KRA 한국마사회의 분석에 따르면 2008년도 기수랭킹 상위 5위권 기수들의 평균승수가 88승이었고, 현재 다승 상위권 기수들이 10년 간 88승을 꾸준히 해야만 1500승에 육박하게 된다.

상위권 성적을 올리고 있는 문세영, 조경호, 최범현 기수 등이 매년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한다고 해도 최소한 10년이 걸리게 된다는 얘기이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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