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지옥’ 남상미 “신경질 연기변신 치고 너무 센가요”

입력 2009-08-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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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미. 임진환 기자|photolim@donga.com

욕하고 때리고 버럭… 술 한잔도 못할 것 같은 독실한 신자? 실제론 말술에 무교…격한 운동 즐겨
술은 한 방울도 마시질 못하고, 어떤 종교이던 신앙심이 독실한 신자이며 여가 때는 요가나 명상을 즐길 것 같은 여자. 그러나 남상미는 그런 모든 것이 이전의 출연작에서 빚어진 “다만 이미지에 불과할 뿐”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실제로는 “술 잘하고, 무교며, 또한 스쿼시 같은 과격한 운동에 열광하는 여자”라고 툭 터놓듯 말했다.

전작인 드라마 ‘식객’의 털털한 진수가 TV를 걸어 나온 느낌. 배우 남상미는 겪어보니 그런 인상이었다. 그녀가 올 여름 극장가를 겨냥한 공포영화를 들고 왔다. 13일이란 의미 있는 숫자에 개봉되는 ‘불신지옥’(감독 이용주)이 그것. 남상미가 이 영화에서 맡은 역은 희진. 대중이 알고 있는 배우 남상미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게 영화 속 그녀는 위태롭고, 신경질적이며, 때론 과격(?)하기까지 하다. 명랑, 쾌활한 캐릭터가 조금은 지루할 때도 된 것일까. 남상미의 대답은 당찼다.

“공포영화는 장르 특성상 감정 기복이 클 수 밖에 없지요. 배우로선 스스로 연기를 실험하는 절호의 기회라고 할까요. 공포영화 속에서 생활연기를 할 리는 없잖아요.(웃음)”

이 또한 심상치 않은 숫자, ‘불신지옥’은 그녀의 6번째 영화다. 첫 단독 주연을 맡게 된 ‘행운’과 함께 남상미는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뛰고, 구르는 일이 많다보니 “마음만 빼고 어디 한 군데 성한 곳이 없었던” 게 그 증거.

가벼웠던 허리 디스크가 더 악화된 것이 속상함을 떠나 “더 큰 고통을 안기고 있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새로운 남상미로 관객과 만난다는 기대감으로 버티고 있었다.

‘불신지옥’의 가제가 ‘비명’이었던만큼 목이 쉴 정도로 소리를 질러댔느냐는 질문에 남상미는 “딱 2번?”이라며 쾌활하게 웃어보였다.

대신 그녀는 색다른 면모를 보이게 되는데, 바로 ‘욕하는 남상미고, 누군가를 때리는 남상미’다. 연기 변신이라고 하지만 그 과격한 속도감에 스스로 두렵지는 않았을까.

“아뇨? 재미있었어요. (웃음) 제가 언제 누군가를 때리고, 욕해보겠어요. 이를테면 또 다른 대리만족이기도 했지요.”

평소에도 공포영화를 즐겨본다는 담대한 남상미. “좀처럼 놀라질 않는다”는 의외의 진실과 아울러 “때문에 영화를 찍는데 적잖이 애를 먹기도 했다”는 ‘겁 없는 자’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실감나는 연기를 위해 때로는 사전 연습 없이 바로 촬영에 들어가는 방식을 택하기도 했다고.

기존과는 전혀 다른 남상미를 녹여낸 ‘불신지옥’에서 변함없이 보여주고 있는 게 있다면 그것은 아름다운 미모. 변치 않는 비결을 물어보니 그녀는 “어디가 변했으면 좋겠냐”고 재치 있게 되받아쳤다.

“즐거운 마음으로 사는 게 나름의 비결이 아닐까요. 물론 스킨케어도 또 운동도 열심히 하지요, 하하.”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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