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이닝 1실점에도 ERA 상승…0.62, NC 구창모 위력의 상징

입력 2020-05-26 21: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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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구창모. 스포츠동아DB

7이닝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QS+·선발 7이닝 이상 2자책점 이하) 투구를 펼쳤지만 평균자책점(ERA)은 상승했다. 이 아이러니는 ERA 1위 구창모(23·NC 다이노스)의 올 시즌 위력을 드러낸다.

구창모는 26일 창원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동안 109구를 던지며 3안타 4볼넷 7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3연속경기 QS+에 시즌 3승째(무패)다. NC는 영건 에이스의 활약에 힘입어 키움을 7-2로 꺾고 또다시 3연승을 달리며 단독선두를 굳게 지켰다.

변화구가 다양하진 않지만 패턴을 바꿔가며 투구한 것이 주효했다. 1·2회에는 속구와 슬라이더 위주로 던졌고, 3회에는 커브의 비율을 대폭 높였다. 키움 타자들이 이에 대비하자 4회부터는 다시 속구의 비율을 높였다. 최고 148㎞의 속구에 포크볼,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가 예측하기 힘들게 들어오니 키움 타자들의 배트는 연신 헛돌았다. 구창모는 올 시즌 4경기에서 모두 7개 이상의 삼진을 뽑아냈다. 탈삼진 부문에서 댄 스트레일리(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공동 1위(32개)다.

구창모가 리그 1위에 이름을 올린 지표는 탈삼진뿐만이 아니다. ERA는 종전 0.41에서 0.62로 소폭 상승했지만 압도적 1위다. 25일까지 0점대 ERA 투수는 구창모와 배제성(KT 위즈·0.89) 둘이었다. 배제성은 26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에서 5이닝 1실점을 기록했고, ERA가 1.07로 뛰었다. 이제 KBO리그 전체에서 0점대 ERA 투수는 구창모뿐이다. 아울러 이닝당출루허용(WHIP)도 0.66으로 1위다. 전반적인 지표가 말해주듯 시즌 초반 가장 퍼포먼스가 빼어난 투수는 구창모다.

시즌마다 자신을 둘러싼 껍질을 하나씩 벗고 있다. 2015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에 지명 받아 NC에 입단한 구창모는 데뷔 초반만 해도 제구난에 시달렸다. 최고 150㎞의 속구를 갖고 있음에도 제구가 되지 않으니 1군에서 통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지난해 체인지업 욕심을 버리고 포크볼을 장착하며 달라졌다. 규정이닝 소화에는 실패했지만 23경기에서 10승7패, ERA 3.20을 기록했다. NC 역사상 첫 좌완 10승 투수가 된 것이다. 비록 부상 탓에 교체됐지만 시즌 후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엔트리에도 들며 성장세를 과시했다.

KBO리그를 생중계 중인 ESPN은 이날 ‘주간 KBO’ 기사를 통해 “이번 주 구창모의 등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해 얻은 경험과 자신감은 올해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이어지고 있다. 이제 구창모는 호투가 당연한 투수가 됐다.

창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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