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조작? 원본 공개…‘피지컬: 100’의 해명 (종합) [DA:스퀘어]

입력 2023-03-09 17: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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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피지컬: 100’ 제작진과 정해민의 입장. 제작진은 ‘원본 영상 공개’라는 최후의 방법을 통해 진실을 밝히겠다며 공개석상에서 영상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1등 조작 논란’이라는 주장들이 대부분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도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자들을 대상으로 원본 영상을 공개하는 방법이 대중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기엔 역부족일 거라는 지적이 이어진 것도 사실. 원본 영상 공개만으로 ‘피지컬: 100’ 논란이 잠잠해질 수 있을지 지켜볼 문제다.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는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 결승전 원본 영상 공개 및 제작진이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하는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장호기 PD와 김영기 책임 프로듀서가 참석했다.

이날 가장 먼저 김영기 책임 프로듀서는 “논란 때문에 이런 자리를 마련하게 된 것에 대해 시청자 및 참가자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장호기 PD 역시 “매끄럽지 못한 녹화 진행으로 참가자 두 분, 시청자 부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잘못은 철저하게 준비하지 못한 제작진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 원본을 모두 공개하지 않는 이유

장호기 PD는 “모든 촬영 원본은 넷플릭스가 소유하고 있다. (원본을 전부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더불어 제 3자의 재편집에 따른 유포의 문제, 또 다른 의혹이 확산될 우려, 출연자들의 개인적인 대화 유출 문제, 방대한 녹화 분량 때문이다. 양해 부탁드린다. (그런데도) 이번에 공개한 것은 시급한 답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우진용 참가자가 손을 들고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이날 제작진이 공개한 영상에는 결승전 당시 정해민과 우진용의 경기 모습이 담겨 있었다. 해당 영상에는 도르래에서 소음이 발생해 녹화를 중단했다는 제작진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듯 보였다. 두 참가자가 줄을 당기는 내내 도르래에서 큰 소음이 발생하고 있었다. 이후 “게임을 잠시 중단하겠습니다”라는 안내 설명과 함께 경기가 중단된다.

이와 관련해 장호기 PD는 “타임라인이 조작됐다고 해서 다 보여드렸다. 첫 번째 중단 상황을 설명해 드리겠다. 각자의 로프를 정리하고 소강상태였다. 줄타래가 돌아가면서 활용이 불가능한 수준의 마찰음이 양쪽에서 이어졌다. 이 마찰음은 시뮬레이션을 했었지만, 그땐 전혀 들리지 않았던 돌발적인 상황이었다. 경기의 흐름을 끊기보다 지속했지만, 당시 중단 요청을 드린 이유는 소음 문제가 매우 심각해 촬영본을 사용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뮬레이션 당시에는 들리지 않았던 소음이 커지고 있어서, (이것이) 안전사고의 신호일 수 있겠다는 판단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줄타래의 축이 파괴되거나 튕겨 나와서 출연자에게 굴러가게 되면 부상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출연자의 안전이 최우선이었기 때문에 공식 중단했다. 우진용 출연자가 먼저 손을 들고 경기를 중단했다는 것과 제작진, 우진용이 거짓말을 하고 있단 건 사실이 아니다. 승부에 영향을 주기 위해 경기를 중단한 것도 아니다”

첫 중단 후, 경기 재개 이후 두 번째 경기에도 정해민이 앞섰지만 제작진이 재경기를 요구했다? 재개된 경기가 시작해 끝이 보이는 순간이 왔지만 제작진이 경기를 중단한다고 했다?

장호기 PD는 “경기 재개 직후 26초 만에 우진용 출연자 줄타래 줄이 꼬여버리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모니터링하던 제작진은 해당 문제를 인지했고, (이때) 우진용 출연자의 줄타래가 멈췄다. 돌발사고로 판단해 경기 중단을 요청했다. 우진용 출연자 역시 줄 꼬임 사고를 지적했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정해민 선수에게 중단 요청을 명확히 드리기 위해 제작진이 호각 소리를 발생시켰다”라고 말했다.

제작진이 공개한 영상에는 도르래의 소음이 전혀 들리지 않고 있었다. 이후 호각 소리와 함께 경기가 중단됐다. 또 다른 각도로 촬영된 카메라를 통해 우진용 출연자의 도르래 줄이 꼬인 것을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었다.

장호기 PD는 “두 번째 경기라는 표현, 정해민 선수가 거의 끝을 냈다는 건 적절하지 않은 표현이다. 마지막은 장기전 게임이었다. 두 출연자를 포함해 모든 출연자에게 로프의 길이를 공지하지 않았다. 남은 줄이 얼마나 되는지 외부에서 파악할 수 없는 구조였다. 현장의 그 누구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었다. 2차 중단 당시 중반을 넘고 있었다. 초반은 우진용 출연자가 앞서는 순간도 있었으며, 정해민이 3배나 앞서고 있었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 소음 인지 후 바로 경기를 중단하지 않은 이유

관련해 장호기 PD “시뮬레이션을 굉장히 많이 했다. 프로그램 특성상 리허설을 할 수 없어서 다양한 방식으로 시뮬레이션을 했지만, 그때도 발생하지 않은 소음이었다. 가장 우선시 했던 건 어떤 경우에도 게임을 끊으면 안 된다는 거였다. 반드시 지속해야 한다고 생각해 중단하지 않았다. 소음의 범위가 사고를 설명할 범위조차 넘어버린 상황이었다. 무엇보다도 저희가 경험하지 못한 소음이었다. 사고가 발생 우려도 커지는 시점이었다. 그 이전에는 출연자들이 열심히 게임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약간의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을 때 어쩔 수 없이 요청을 드렸다. 가장 먼저 체크한 건 안전문제였다. 도르래가 등 뒤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경기 중단 이전까지) 회의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시간을 가졌다”라고 전했다.


● 두 출연자의 협의 과정에서 정해민을 둘러싸고 재경기를 부탁하고 압박했다?


장호기 PD는 “이전 촬영 분을 사용할 수 없겠다는 죄송한 말씀을 드렸다. 두 선수의 합의 내용을 따르겠다고 양해도 구했다. 협의 과정에 정식으로 참여한 제작진 관계자는 메인 PD와 총괄 프로듀서, 넷플릭스 관계자 총 3명이었다. 양 선수가 합의하는 재개 방식, 회복 후 다시 하는 방식 등에 대해 의견을 드렸다. 이후 두 출연자는 상호 협의하여 처음으로 감더라도 격차를 반영한 당일 재개에 합의했다. 두 출연자 모두 결과에 대해서도 인정하기로 합의했다. 본 협의 과정은 모두 출연자들의 마이크를 통해 녹음됐다. 이후 경기는 문제없이 종료됐고, 결과에 이의 제기도 없었다. 그리고 출연자들의 소감 인터뷰 및 스태프들과의 기념사진 촬영을 끝으로 공식 녹화는 종료됐다”고 말했다.

이어서 장호기 PD는 “협의 과정에 있어서 며칠 후 본인이 원하는 시점의 재경기를 제안 드렸다. 정해민 선수는 (자신이) 앞서고 있다고 판단해서인지, 당일 재개를 원하셨다. 그것에 대해 우진용 선수와 합의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겠다고 해서, 그렇게 진행한 것이 두 번째 재개였다. 저희가 주장해서 현장에서 진행한 건 아니었다. 한 옵션(선택)을 강력하게 제시하는 것 또한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런 식으로 진행되면 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며칠 뒤 재경기를 말씀드렸지만 정해민 선수는 당일 재개를 원했다”라고 덧붙였다.


● 정해민 줄 조작?

장호기 PD는 “장비가 고장 난 것이 아니었다. 정해민 선수의 줄타래가 당겨지지 않았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저희 제작진은 승부의 영향을 주는 조작은 하지 않았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 ‘우로보로스의 꼬리’에서 우진용이 수혜를 입었다?


영상을 보면 ‘출발 직전 참가자들은 모두 180도를 돌아달라’는 안내 음성이 나왔고, 이런 현장의 변칙으로 우진용이 해당 경기에서 수혜를 입었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하기 위한 원본 영상도 공개됐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기 전 아무 안내 음성이 없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호기 PD는 “통상적인 육상경기와 마찬가지로 반시계 방향으로 달리게 돼 있었다. 실제 게임도 같은 방향으로 진행됐다. 게임 전에도 180도로 돌아달라고 부탁한 적도 없으며, 참가자들이 바꾸지도 않았다. 해당 주장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하겠다. 결코 특정 선수에게 수혜를 주지 않았으며, 어떤 부당한 조작도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장호기 PD는 “앞으로 허위 사실로 프로그램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에 대해선 매우 엄중하게 대응할 예정이다. 결국 위의 주장을 근거로 확산된, 재경기를 강요해 우승자가 바뀌었다는 취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또 제작진이 특정 출연자를 우승자로 만들기 위해, 극적인 승부를 위해 조작했다는 것도 명백한 허위다. 하지만 위와 같은 논란과 의혹이 지속된 것은 철저히 녹화를 준비하지 못한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결승 게임 중에 있던 돌발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지 못하면서 시청자, 정해민 선수에게 큰 실망을 드린 것 같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저희 제작진은 두 출연자를 찾아뵙고 정식으로 사과를 드리고 오해를 풀 수 있게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출연자와 제작진이 오해를 풀고 현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더 이상의 조작 의혹은 제기되지 않길 바란다. 부탁드린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 정해민 선수 회유? 수차례 연락?


장호기 PD는 “지금 녹화가 끝난 지 오랜 시간이 지난 상태에서 이런 일이 생겨서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정해민 선수와 만나서 오해를 풀고 사과할 부분은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작진이 정해민을 회유한다거나, 수차례 전화를 한다고 하지만 그런 사실이 없다.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단계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다. 어떻게 메시지라도 주고 받을지 고심하고 있다. 너무 부담을 느끼실까봐 전화를 드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답답한 마음을 밝혔다.


● 시즌2 오디션 진행?

“시즌2 오디션은 진행 중이 아니다. 시즌2에 대해서는 이 문제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정해진 바가 아니라, 정확히 말씀드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장호기 PD는 “정해민 선수가 첫 인터뷰를 하기 전날,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문제를 보냈었다. 하지만 그 다음날 회유 주장이 나왔다. 정해민 선수와 친분이 있는 또 다른 출연자를 통해서도 연락을 드렸지만 응하지 않았다. 그렇게 일주일 이후 다시 문자를 보냈다.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꼭 풀고 싶다고 문자를 보냈는데 답장이 없었다. 다른 방식으로 접근을 해야 할 것 같다. 또 공론화하기 전에 원본 영상을 보여드리고 싶다. 결코 정해민 선수가 거짓말을 한다거나, 허위 사실 유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라도 한번 꼭 만나서 다시 한번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길 바란다”

한편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은 가장 강력한 피지컬을 가진 최고의 ‘몸’을 찾기 위해, 최강 피지컬이라 자부하는 100인이 벌이는 극강의 서바이벌 게임 예능으로. 지난 1월 24일 첫 공개됐다.

마지막 TOP 2가 된 정해민과 우진용이 ‘무한 로프 당기기’를 진행해 최후의 1인을 가렸다. 이 결과 우진용이 최후의 1인이 돼 상금 3억 원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최종화 공개 이후 ‘조작 논란’이 불거졌다. 참가자 정해민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피지컬: 100’ 최종 결승에서 수차례 재경기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제작진의 개입이 여러 차례 있었다고 주장했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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