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프랑스 뮤지컬을 가득 담은 혜자 공연” 디 오리지널:프렌치뮤지컬 갈라콘서트 [양형모의 일일공프로젝트 11]

입력 2023-03-20 17: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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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 ‘노트르담’ 등 11개 작품 속 33개 넘버
-6명 배우들의 열창 “이것이 프랑스 뮤지컬 원조의 위엄”
프랑스 뮤지컬 좋아하시나요.
프랑스 뮤지컬은 확실히 프랑스 뮤지컬만의 매력이 있습니다. “프랑스 뮤지컬에서는 향수 냄새가 난다”는 사람들이 있지요. 붉은 빛 와인에 비유하는 사람도 본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프랑스뿐이겠습니까. 미국, 영국, 오스트리아, 체코, 러시아 등등 각 나라에서 만든 뮤지컬들은 뭔가 딱 꼬집어 말하기 힘든 개성과 특징이 만져지곤 합니다. 한국과 일본의 뮤지컬도 마찬가지죠.

여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그 중에서도 ‘언어’를 꼽고 싶습니다. 확실히 프랑스어 특유의 바람소리와 혀 위에서 포도 알 굴리는 듯한 발음은 노래와 대사로 돌아가는 뮤지컬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3월 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디 오리지널(The Original)’은 우리에게도 친숙한 프랑스 뮤지컬 11개 작품 속의 명넘버들을 6명의 배우들이 들려준 프렌치뮤지컬 갈라콘서트였습니다.

남자 5명, 여자 1명으로 구성된 이들 ‘프랑스 뮤지컬 한국원정대’는 2시간 동안 무려 33곡의 넘버를 불렀습니다. 33곡이면 어지간한 대작 뮤지컬 한 편에 해당하는 곡수인데요, 이날 부른 넘버들이 각 작품들의 하이라이트 곡들이다 보니 대부분 ‘질러대는’ 곡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프랑스제 ‘강철성대’를 선보인 자리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11개 뮤지컬 대부분은 국내에서도 여러 차례 공연되어 뮤지컬 팬들에게 익숙한 작품들이었습니다. 배우들도 ‘노트르담 드 파리’ 등 해외투어를 통해 내한 공연했던지라 국내 팬들이 적지 않습니다.

레미제라블의 ‘장발장의 독백’, ‘한 때는 꿈을 꾸었네(I Dreamed a Dream이죠)’, ‘별’, 노트르담 드 파리의 ‘대성당들의 시대’, ‘벨(아름답다)’, ‘새장 속의 새’,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 등 뮤지컬 팬이 아니더라도 익숙한 명넘버들이 노래될 때마다 세종문화회관 3000여 객석이 출렁거렸습니다.


이밖에도 ‘스타매니아’, ‘태양왕’, ‘로미오 앤 줄리엣’, ‘돈 주앙’, ‘십계’ 등 우리가 알고 있는 프랑스 명작 뮤지컬들의 넘버가 줄줄이 무대 위에 한 상 가득 차려졌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모차르트 오페라 락’의 넘버들도 4곡이나 등장했습니다.

2014년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투어 때 클로팽 역을 맡았던 안젤로 델 베키오, ‘아마데우스’로 서울에서 공연했던 미켈란젤로 로콩테, 이번이 열 번째 한국방문이라는 로베르 마리앙, ‘로미오 앤 줄리엣’ 투어로 내한했던 다미앙 사르그, ‘한국이 제2의 고향같다’는 지안 마르코 스키아레띠와 유일한 여성배우인 엘하이다 다니(노트르담 드 파리의 에스메랄다).


6명의 배우들도 최선을 다해 한 곡 한 곡 애정을 듬뿍 담아 관객에게 선보였는데요. 마치 “프랑스 뮤지컬 원조 맛집의 위용을 보여드리겠다”는 듯한 의지와 함께 묵직한 자부심이 느껴졌습니다.

갈라콘서트는 관객들의 상상력이 더해져야 재미가 100%까지 올라가는 공연이지요. 배우들의 노래와 무대를 즐기는 것만으로도 좋지만, 배우들이 노래를 할 때 작품의 장면을 떠올릴 수 있다면 감동과 재미가 두 배로 뛰기 때문인데요.


그런 점에서 이날 각각의 작품들에 직접 출연했던 배우들의 노래는 작품의 장면을 소환할 수 있는 연기와 동작이 더해져 훨씬 더 생동감이 있었습니다. 몇 개의 넘버만으로도 작품 하나를 다 보고난 기분이랄까요.

PS. 이날 외국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를 보고 있자니 자꾸만 머릿속으로 한국 배우들이 오버랩되었습니다. 같은 작품을 연기한 배우들이어서가 아니라, 그냥 외국 배우들의 외모, 노래 스타일, 분위기 때문이었는데요.
보는 동안 종종 ‘엇, 저건 남경읍’, ‘김호영이 아닌가’ 하는 식이었습니다. 네네! 문종원, 전수미 배우도 있었네요.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 | 마스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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