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스포츠 비기너들의 스포츠 손상 원인은 준비운동 부족, 잘못된 자세 반복, 능력치 보다 높은 운동 강도 등이다. 본인의 몸 상태와 운동 역량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의욕만 앞세우다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강북힘찬병원 정형외과 최서우 원장은 “운동을 시작할 때는 몸이 적응할 수 있도록 운동 강도를 서서히 높여주는 것이 좋다”며 “잘못된 자세와 무리한 기술은 부상 위험성을 높이기 때문에 기본기를 익힌 후 단계적으로 기량을 향상시킨다는 생각으로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골퍼, 열정 불러온 통증
골프를 칠 때 보통 허리와 팔꿈치, 어깨에 무리가 간다는 사실은 대부분 안다. 하지만 골프가 손가락에도 무리를 준다는 사실은 잘 알지 못한다.
방아쇠 수지라고 불리는 손가락 부상은 초보 골퍼에게 흔히 생긴다. 너무 긴장하거나 의욕이 앞서 골프채를 꽉 쥐는 습관 때문이다. 골프채를 지나치게 꽉 쥐게 되면 손바닥과 손가락 아래쪽이 긴장되어 스윙이 뻣뻣해질 뿐 아니라, 지속적인 마찰과 충격에 손가락을 굽히는 힘줄에 염증이 생기고 두꺼워진다. 이 힘줄이 터널을 움직이며 손가락이 운동을 하는데, 두꺼워진 힘줄이 터널에 걸려 통증과 함께 손가락을 구부리기 힘들어지게 된다. 휴식을 취하면 나아지지만 주사로 염증을 없애거나 힘줄이 걸리는 부위를 절개하는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공이 잘 맞고 본격적인 풀 스윙을 시작하면서 연습에 재미가 들 무렵, 숨을 쉬기 불편하거나 기침할 때 갈비뼈에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흉부 근육이 심하게 긴장된 상태에서 강하고 빠른 속도로 몸을 과도하게 비트는 풀 스윙을 해 갈비뼈에 무리가 생기게 된다. 갈비뼈 골절은 처음에는 금만 가는 피로골절부터 시작된다. 일반적인 흉부 근육통과 구분하기가 쉽지 않고, 통증이 있더라도 초보 골퍼라면 한 번쯤 겪고 지나가는 것으로 여기고 연습을 강행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방치하고 계속 무리하면 갈비뼈 완전 골절로 이어지거나 뼈가 어긋나서 붙은 부정 유합이나 뼈가 붙지 않는 불유합 등 2차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요가 필라테스, 익숙하지 않은 자세 통증 유발
요가와 필라테스 모두 근육과 관절을 동시에 조화롭게 움직이는 운동이다. 관절의 가동 범위를 늘려주는 것이 기본인데, 특정 자세를 취하고 버티는 과정에서 유연성의 한계와 적정한 가동 범위를 넘으면 부상을 입을 수 있다. 동작에 대한 특별한 지식 없이 혼자서 할 경우 허리 부상을 당할 수 있는 위험이 높다. 요가를 처음 접해본 초보자라면 자세를 바로잡아줄 수 있는 주변인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몸을 앞으로 숙이거나 뒤로 젖히는 자세 등 척추나 다리 등을 젖히는 동작은 평상시 익숙한 자세가 아니기 때문에 부상 우려가 높다. 평소 허리 뒤쪽 근육을 잘 단련시킨 후 시행해야 하는데 무리하면 허리 통증을 겪을 수 있다. 동작마다 난이도가 천차만별인데, 대부분의 초보자들은 이를 알지 못하여 고난도 동작을 바로 취하게 된다. 동작을 따라 하다가 허리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바로 운동을 그만두어야 한다. 시작하기 전에 자신의 운동 능력과 건강상태를 꼼꼼히 체크한 후 맞는 동작을 해야 한다. 만약 운동을 한 후에 발생한 허리 통증이 2~3주가 지나도 휴식, 스트레칭, 마사지, 파스 및 약물치료 등으로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 정확한원인 파악 후 적절한 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수영, 팔 동작이 어깨 무리 유발
수영은 전신운동이면서 칼로리 소모가 높아 남녀노소가 즐기는 운동이다. 물속에서는 부력이나 저항의 작용을 크게 받기 때문에 몸을 지탱하기 위한 관절 부담이 줄어들어 운동으로 인한 부담이 다른 운동에 비해 적은 편이기도 하다.
하지만 신체 능력을 넘어 무리하게 수영을 하다가 어깨 관절이 손상을 입게 된다. 초보자의 경우 처음 자유형을 할 때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상태로 물을 강하게 휘젓다가 어깨 충돌증후군이 생기기 쉽다. 어깨 충돌증후군은 어깨 관절 주변의 힘줄과 뼈가 충돌해 생기는 질환이다. 어깨를 주로 사용하는 직업에서도 환자가 많다.
장시간 수영 후 팔을 어깨 높이 정도로 올리거나 뒤로 젖혔을 때 통증이 나타난다면 이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통증은 주로 어깨 외측의 앞쪽이나 팔의 위쪽 부분에서 발생하는 데 팔을 완전히 위로 들면 통증이 완화된다.
팔을 반복적으로 들어 올리는 자유영이나 상당한 어깨 근력이 필요한 접영 동작의 경우 어깨 힘줄의 가장 윗부분인 극상근의 힘줄이 관절에 끼일 수 있다. 반복되면 자칫 염증이 생기는 회전근개염으로 발전한다. 팔을 옆이나 앞으로 들어 올릴 때 어깨에 통증이 심해 제대로 동작을 취할 수 없다.
강북힘찬병원 정형외과 최서우 원장은 “평소 충분한 스트레칭과 근력운동으로 부상을 예방하고 스트레칭을 자주 해 피로가 누적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부상 발생 가능성을 줄이는 방법이다”라고 조언했다.
스포츠동아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