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박정아(가운데)가 2일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프 3차전 도중 득점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박정아의 24득점 맹활약을 앞세운 도로공사가 2연패 뒤 반격의 1승을 챙겼다. 김천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도로공사는 2일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3차전 홈경기에서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1(22-25 25-21 25-22 25-20)로 물리쳤다. 원정 1·2차전에서 잇달아 패했던 도로공사는 안방에서 기사회생하며 챔프전 전적 1승2패를 만들었다. 4차전은 4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흥국생명이 이겼으면 3연승으로 챔프전은 끝나는 상황이었다. 역대 여자부 챔프전에서 1·2차전을 모두 내준 팀이 3차전에서 이긴 전례가 없었지만, 도로공사는 배수의 진을 쳤다. 원정 내내 감기 등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던 도로공사 선수들도 이날은 달랐다. 몸놀림이 한결 가벼웠다. 또 경기장을 가득 메운(4375명)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에 힘을 냈다.
도로공사 에이스 박정아는 24점(블로킹 3개)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외국인선수 캣벨(21점)과 배유나(16점)도 팀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반면 흥국생명 김연경은 22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1세트는 흥국생명이 어렵지 않게 따냈다. 선수들 대부분의 컨디션이 좋았다. 리시브효율은 28%로 낮았지만, 공격성공률은 46%로 높았다. 특히 김연경이 8점을 뽑아내며 흐름을 주도했다. 도로공사도 리시브효율 50%를 기록할 정도로 안정적이었지만, 공격성공률(36.59%)에서 뒤졌다.
도로공사는 2세트에 반격했다. 날개 공격수들의 오픈공격이 먹히면서 8-5로 앞섰다. 상대 범실도 이어졌다. 홈팀이 리드하자 관중석도 덩달아 달아올랐다. 득점하는 선수마다 이름이 크게 불렸다. 20-20 동점에서 이예은의 서브득점과 박정아의 3연속 오픈공격으로 분위기를 완전히 굳히며 세트스코어 균형을 만들었다.
2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 한국도로공사와 흥국생명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 역전승을 거둔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김천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흥국생명은 3세트 초반 김연경의 연속 3득점에 이어 옐레나의 2차례 백어택과 이원정의 블로킹으로 15-11, 4점차로 앞서며 주도권을 되찾는 듯했다. 하지만 도로공사의 수비는 그야말로 철벽이었다. 상대가 아무리 강한 공격을 퍼부어도 가뿐히 걷어올렸다. 끈질기게 따라붙어 21점에서 기어이 동점을 만든 도로공사는 캣벨의 재치 있는 공격과 이예은의 서브득점으로 전세를 단숨에 23-21로 뒤집었다. 세트포인트에서 캣벨의 블로킹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박정아와 배유나가 나란히 6점을 올렸다.
4세트는 숨 막혔다. 흥국생명이 다시 힘을 내며 줄곧 앞서갔다. 공격과 수비 모두 안정됐다. 하지만 도로공사의 상승세를 막지 못했다. 4점차를 따라붙어 19점에서 동점을 만들었다. 이 때부터는 도로공사의 페이스였다. 박정아와 캣벨의 연속 퀵오픈과 상대 범실을 묶어 24-20 매치포인트를 만든 뒤 캣벨의 강력한 오픈공격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천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