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흥국생명과 1년 7억7500만원 계약…다음 시즌엔 반드시 우승!

입력 2023-04-16 1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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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김연경이 16일 팀과 1년 총액 7억7500만원 조건의 FA계약을 맺었다. 시즌 도중 은퇴설도 돌았지만, 팬들에게 아쉽게 놓친 우승컵을 다음 시즌 꼭 안기겠다는 의지다. 사진제공 | 흥국생명 배구단

‘배구 여제’ 김연경(35)이 다음 시즌에도 핑크빛 유니폼을 입는다.

흥국생명은 16일 자유계약선수(FA) 김연경과 총 7억7500만원(연봉 4억7500만 원, 옵션 3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고 발표했다. 눈길을 끈 것은 1년의 계약기간이다.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에 따르면, FA 계약 선수는 3시즌을 소화해야 FA 자격을 다시 취득할 수 있다. 1년은 통상적이진 않다. 이에 따라 김연경은 2023~2024시즌을 마친 뒤 선수생활 연장과 은퇴를 다시 고민하면서 재계약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2005~2006시즌 데뷔 이후 흥국생명에서 3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김연경은 2022~2023시즌을 마치고 처음 FA 자격을 얻었다. 여러 가지 선택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한 끝에 다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기로 결정했다.

김연경은 구단을 통해 “내 생애 처음 맞이하는 FA라 생각이 많았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님의 시즌 구상 계획이 내 마음을 결정하게 만든 큰 이유였다. 지난 시즌 6000석을 가득 채워준 팬들의 함성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번에 아쉽게 놓친 우승컵을 다음 시즌에는 꼭 들어 올리고 싶다. 또한 그동안 많은 배려를 해주신 흥국생명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야말로 돌고 돌아 흥국생명이었다.

김연경은 시즌 도중 ‘은퇴’를 언급하며 이슈를 빨아들였다. 하지만 한국도로공사와 치른 챔프전에서 패한 뒤 은퇴 대신 현역 연장을 고민했다. 주위의 만류도 컸다. 결국 현역 생활을 이어가기로 한 가운데 행선지는 “통합우승이 가능한 팀”이라고 못 박았다. “우승 전력만 된다면 조건을 하향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선수생활의 마무리를 우승으로 장식하고 싶은 의지를 드러냈다.

몇몇 구단들이 러브콜을 보냈다. 특히 현대건설이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김연경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흥국생명도 김연경을 잡기 위해 안간 힘을 썼다. 결정적으로 잔류의 물꼬를 튼 이는 아본단자 감독이다. 둘은 페네르바체(튀르키예)에서 사제지간의 연을 맺었다. 4년 동안 함께 하며 리그 우승, 유럽배구연맹(CEV)컵 우승을 일군 바 있다. 구단 관계자는 “아본단자 감독이 그냥 우승을 위해 남아달라고 하진 않았다”면서 “서로 마주 앉아 면담한 뒤에도 전화로 계속해서 대화하면서 접점을 찾아갔다”고 설명했다. 아본단자 감독의 비전 제시에 김연경이 화답한 모양새다. 아본단자 감독은 “김연경은 배구선수로서 기술뿐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에서도 팀에 좋은 영향을 줬던 선수”라면서 “이런 선수와 함께 할 수 있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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