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감독에 박정아 영입까지…페퍼저축은행, V리그 판도 흔들까?

입력 2023-04-18 15: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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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아. 사진제공 | KOVO

2021년 9월 창단한 V리그 막내 구단 페퍼저축은행은 2022~2023시즌에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21~2022시즌에 이어 또 꼴찌였다. 게다가 다사다난했다. 선수들의 줄 부상 속에 개막 17연패의 충격은 오래갔다. 10연패 뒤에는 김형실 감독이 스스로 물러났다. 외국인선수 니아 리드는 대마 젤리 소지 혐의로 시즌 막판 짐을 쌌다. 당초 10승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딱 절반(5승31패)만 채웠다.

창단 3시즌째를 맞이하는 페퍼저축은행이 달라졌다. 지난 두 시즌과는 확연히 다른 행보를 보이며 다음 시즌 판도를 흔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자유계약선수(FA) 박정아의 영입은 그야말로 ‘깜짝 뉴스’였다. 3년 동안 연간 총액 7억7500만 원(연봉 4억7500만+옵션 3억 원)에 계약했는데, 이는 흥국생명에 잔류한 김연경과 같은 조건이다. 당초 몇몇 수도권 구단이 박정아에게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낸 가운데 원 소속팀 한국도로공사 잔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였지만, 페퍼저축은행이 과감한 베팅으로 대어를 낚아챘다.

2010~2011시즌 IBK기업은행에 입단한 뒤 모두 5차례 우승 반지를 낀 박정아의 풍부한 경험은 막내 구단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미국 출신 아헨 킴 감독이 박정아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다음 시즌부터 지휘봉을 잡는 킴 감독은 이번 시즌 막판 직접 경기장을 찾아 주요 선수들을 체크했다. 킴 감독은 “박정아가 우리 팀에서 중요한 키플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기뻐했다.

아헨 킴 페퍼저축은행 감독. 사진제공 | KOVO


박정아와 함께 역시 FA 계약을 맺은 이한비와 채선아까지 합류하면서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포지션은 어느 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또 2022~2023시즌을 앞두고 FA로 영입된 세터 이고은, 이번에 FA 계약으로 잔류한 리베로 오지영 등은 경쟁력이 충분한 자원들이다.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과 아시아쿼터 드래프트를 통해 전력을 추가로 보강한다면 만만치 않은 진용을 구축하게 된다.

박정아 영입으로 단숨에 분위기를 끌어올린 페퍼저축은행이 다음 시즌 중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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