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4’ 울산, 왕좌의 자격을 증명하다…‘첫 2연패’라 더 찬란한 2023년 [현장리포트]

입력 2023-10-29 17: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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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프로축구연맹

울산 현대가 K리그1 ‘왕좌의 게임’에서 활짝 웃었다. 구단 창단 첫 리그 2연패 및 통산 4회 우승(1996·2005·2022·2023년)을 달성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29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5라운드 파이널A(1~6위) 홈경기에서 대구FC를 2-0으로 꺾고 가장 먼저 승점 70(21승7무7패) 고지에 오르며 남은 3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철저한 ‘선수비-후역습’ 전략으로 나선 대구에 고전하며 전반전을 득점 없이 마쳤으나, 승부수를 띄운 후반전에 결과를 냈다. 울산 벤치가 내세운 교체카드가 큰 힘을 발휘했다. 아타루(전반 25분 투입)가 후반 23분 상대 진영 왼쪽 측면에서 띄운 크로스를 김민혁(후반 19분 투입)이 헤더 결승골로 연결했다. 기세가 오른 울산은 멈추지 않았다. 대구가 공세를 시도한 후반 44분 주민규의 패스를 받은 장시영(이상 후반 40분 투입)이 쐐기골을 꽂아 넣으며 기막힌 용병술이 완성됐다.
이제 울산이 남은 3경기를 전부 패하고, 35라운드까지 승점 60(15승15무5패)을 쌓은 2위 포항 스틸러스가 전승을 거두더라도 순위는 뒤집히지 않는다. 특히 다음달 12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예정된 경기가 포항과 ‘동해안 더비’였다. 만약 이날 대구를 꺾지 못했더라면 울산은 굉장히 큰 부담감을 안은 채 라이벌전에 나서야 했다.

최근 울산은 완연한 하향세였다. 앞선 리그 3경기에서 연속 무승(2무1패)이었고, 5경기로 범위를 넓혀도 1승(3무1패)밖에 챙기지 못한 상황이었다. 대구전을 준비하던 선수단의 압박감이 정말 대단했다. 홍 감독도 “파이널라운드 대진이 결정된 뒤 초반 2경기(광주FC~대구전)에서 무조건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다행히 계획대로 이뤄졌다. 광주전(0-1 패)은 크게 꼬였지만, 대구전에선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았다. 최근 5경기 상대전적에서 3승2무로 앞선 우위를 잃지 않았다. 대구가 격렬하게 반격했지만 울산은 스스로의 힘으로, 또 준비된 전략으로 또 하나의 별을 가슴에 달았다. 홍 감독은 “인내하고 기회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고, 정확히 적중했다.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 2012런던올림픽 동메달에 이어 17년 만에 울산에 3번째 타이틀을 안긴 지난해까지 10년마다 커리어에 깊은 발자취를 찍는다는 점에서 ‘10년 주기 운’이 언급됐을 때 “10년을 1년으로 바꿔놓고 싶다”던 바람을 현실로 이룬 홍 감독이다. 그는 “개인 커리어는 중요하지 않다”면서도 “우승은 할수록 좋다”고 행복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유독 우여곡절이 많았던 시즌이고, 그럼에도 목표를 이룬 베테랑 이청용 역시 “힘들었던 만큼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이날 울산의 의미 있는 기록은 또 있다. 대구전에 1만8933명이 입장하면서 올 시즌 리그 홈경기 누적관중 30만406명을 기록했다. 단일시즌 30만 관중 돌파 역시 구단 최초 기록이다. K리그가 전면 유료관중을 집계한 2018년 이후 30만 관중을 넘긴 것은 2019년과 올해 FC서울에 이어 이날 울산이 3번째다.
울산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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