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파멸’ 수원 삼성의 강등, ‘경각’ K리그는 교훈을 이야기했다 [현장리포트]

입력 2023-12-04 18: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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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수원 삼성은 2023시즌 K리그에서 가장 많이 주목받은 팀이다. 슬프게도 좋은 소식이 아닌, 나쁜 내용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수원은 3일 막을 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에서 최하위(12위)에 그치며 K리그2로 직행했다. 파이널B(7~12위)는 2일 시즌 최종전(38라운드)을 펼쳤는데, 강원FC와 ‘외나무다리 승부’에서 0-0으로 비긴 여파다.

무조건 이겨야만 자력으로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에 오를 수 있었음에도 이렇다할 공격을 시도하지 못한 채 자멸했다. 구단 역사상 첫 K리그1 2연패를 달성한 울산 현대의 경사가 제대로 다뤄지지 않을 정도로 축구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수원을 직접 벼랑으로 내몬 K리그 레전드 출신 정경호 강원 코치는 “수원의 강등은 상상할 수 없었다. 경기 직후의 긴 침묵이 수원의 현재를 대변해준 것 같다”고 말했고, 홍명보 울산 감독은 “수원의 강등 직후 영상을 챙겨봤다. 정말 처참했다”며 안타까워했다.

4일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도 수원의 강등 소식은 계속 관계자들의 입에 오르내릴 수밖에 없었다. 이날 행사장에 전·현직 수원 구단 직원들이 나타났기 때문에 말은 최대한 아끼면서도 대부분은 최근 수년간 수원이 보인 행보에 고개를 저었다.

한 K리그 관계자는 “수원은 K리그의 리더가 아닌가. 그러나 너무 안일했고 안주했던 것 같다. 설마가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또 한 K리그 단장은 “과거의 영광이 오늘의 환희를 보장할 수 없다는 빤한 진리를 다시 한번 일깨웠다”며 혀를 찼다.

그래도 누군가는 희망을 이야기했다. 수원의 최전방을 외롭게 누빈 2004년생 신예 공격수 김주찬이다. 올 시즌 리그 5골로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 그는 “정말 죄송스럽다. 팬들은 잘했다고 칭찬하지만 내게도 책임이 있다”며 “이보다 슬픈 일은 선수로서 경험하기 어려울 것이다. 언젠가 인생의 약으로 돌아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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