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가 수원의 주인…‘수원 더비’ 없어도 K리그1에 수원은 지워지지 않았다 [현장리포트]

입력 2023-12-10 12: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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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가 극적으로 K리그1 잔류에 성공했다. 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승강 PO 2차전 홈경기에서 5-2 역전승을 거둬 합계 스코어 6-4로 부산을 제쳤다. 2024시즌에도 K리그1에 남게 된 수원FC 선수단이 팬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2024시즌 K리그1에서 ‘수원 더비’는 볼 수 없다. ‘전통의 명가’ 수원 삼성이 최하위(12위)에 그쳐 창단 이후 첫 K리그2 강등의 수모를 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원의 이름은 그대로 남는다. 11위 수원FC는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천신만고 끝에 잔류에 성공했다.

수원FC는 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부산 아이파크와 ‘하나원큐 K리그 2023 승강 PO’ 2차전 홈경기에서 짜릿한 5-2 역전승을 거두고 1·2차전 합계 스코어 6-4(1승1패)로 K리그1 잔류를 이뤘다. 전반 15분 부산 최준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후반 초반 2차례나 골대를 강타하는 불운을 겪었으나, 불굴의 의지로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반면 부산은 2015년 승강 PO에서 당시 K리그2 수원FC에 2연패해 강등된 아픔을 되돌려주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후반 33분 김현이 동점골, 후반 40분 이영재가 역전골을 터트려 6일 원정 1차전에서 1-2로 역전패한 열세를 원점으로 돌린 수원FC은 연장전에서도 쇼타임을 이어갔다. 교체카드가 큰일을 냈다. 연장 전반 5분 이광혁, 연장 전반 11분 정재용이 득점했다. 부산이 연장 후반 9분 김정환의 만회골로 따라붙었으나, 곧장 수원FC 브라질 공격수 로페즈가 쐐기골을 터트렸다.

당초 수원FC의 강등이 유력해 보였다. 정규리그 최종전(38라운드)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겨 꼴찌를 면했으나, 파이널라운드 5경기에서 2무3패로 부진했다. 마지막 승리는 9월 1일 대전하나시티즌전이었다. 원정 다득점 원칙이 사라진 승강 PO에선 팀의 기세가 굉장히 중요한데, 극적으로 잔류를 확정한 뒤 김도균 수원FC 감독이 “기적이 일어났다. 잔류를 위해 혼신의 힘을 쏟은 모두가 MVP”라며 기뻐한 이유다.

잔류가 확정되자 김도균 수원FC 감독(오른쪽)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김 감독은 “기적이 일어났다”며 “힘든 시즌을 보내 팬들께 미안하다. 하지만 팬들의 응원 덕분에 끝까지 힘을 내서 잔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맞은 홈 2차전에서도 불안한 기류가 가득했다. 핵심 공격수 이승우가 원정 1차전에서 불필요한 파울을 범해 결승골로 이어진 페널티킥을 내주고 경고누적 퇴장까지 당해 수원FC 벤치의 2차전 구상이 꼬였다. 그럼에도 주저앉지 않았다. 가장 절박하고 중요할 때 ‘위닝 멘탈리티’를 되살렸다.

승강 PO를 앞두고 “수원은 이제 수원FC가 지키겠다”고 약속했던 베테랑 측면수비수 이용은 경기력과 결과로 잔류의 자격을 증명했다. 주장 이영재도 “(수원 삼성-FC서울의) ‘슈퍼매치’처럼 화려하진 않아도 ‘수원 더비’ 역시 K리그의 역사”라며 적어도 내년 한 시즌 동안은 볼 수 없게 된 라이벌전의 실종에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수원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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