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이 죽어가던 ‘클린스만호’ 또 살렸다!…16강 한·일전 가능성 여전

입력 2024-01-21 17: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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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중원의 핵’ 황인범(28·츠르베나 즈베즈다)이 쓰러져가던 한국축구에 또 한번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었다.

황인범은 20일(한국시간)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 2023카타르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한국이 1-2로 끌려가던 후반 추가시간 1분 날카로운 슛으로 상대의 동점 자책골을 유도했다.

1960년 제2회 대회 이후 64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꿈꾸는 한국축구가 만약 이 경기를 패했더라면 가시밭길이 불가피했다. 다행히 소중한 승점 1을 챙기면서 16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그대로 지킬 수 있었다.

동점골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장면도 인상적이었으나, 이날 황인범의 퍼포먼스는 ‘무결점’에 가까웠다. 바레인과 E조 1차전 전반 38분 선제골을 터트리고, 후반에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추가골까지 도운 황인범은 요르단전에서도 특유의 왕성한 활동량으로 ‘클린스만호’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볼 키핑은 안정적이었고, 터치와 패스는 유려했다. 필요에 따라 과감한 태클로 상대의 맥을 끊었고, 적극적 경합을 통해 적잖은 파울을 유도했다. 요르단의 집중 대응이 이뤄지면서 충돌도 잦았는데, 황인범은 테이핑을 두껍게 감은 다리 부위의 통증을 호소하다가 후반 추가시간 4분 박진섭(29·전북 현대)으로 교체됐다.

공격에 무게를 싣는 2선과 뒷문 단속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3선을 오가는 중앙 미드필더라 경합은 일상적이고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황인범의 경기력이 워낙 우수한 까닭에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다리를 살짝 저는 모습이 나올 때마다 대표팀 벤치의 분위기도 싸늘하게 식었다.

이제 시선은 16강으로 향한다. 현재로선 한국의 16강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승점 동률의 요르단에 득실차(요르단 +4, 한국 +2)에 뒤져 조 2위에 올라있는 한국은 25일 오후 8시30분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벌어질 김판곤 감독의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3차전에서 무승부 이상만 거두면 자력으로 16강에 오른다.

문제는 최종 순위다. 만약 마지막 요르단-바레인전이 물고 물리면서 우리가 말레이시아를 대파해 1위가 되면 D조 2위가 유력한 일본과 8강 진출을 다투게 된다. 일본은 19일 이라크와 D조 2차전에서 1-2로 패했다. 24일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를 격파하더라도 이라크가 베트남과 비기기만 해도 2위가 된다.

한국이 E조 1위를 차지하면 31일 오후 8시30분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한·일전이 열린다. E조 2위가 되면 31일 오전 1시 알라얀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 태국 등이 경합하는 F조 1위와 16강전을 치른다.

남장현 스포츠동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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