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승환.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삼성 마무리투수 오승환(42)이 ‘경쟁’이라는 생소함과 마주하고 있다. KBO리그 최초 개인통산 400세이브,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 등 숱한 기록을 남겨온 그가 팀의 클로저를 놓고 만만치 않은 후보들과 경쟁을 시작했다. 아직은 2군 스프링캠프에서 몸을 만들고 있는 그는 조만간 1군 캠프로 이동해 공을 던진다. 삼성 1군과 2군은 모두 일본 오키나와에서 훈련하고 있다.
오승환은 독보적인 마무리투수였다. 그를 롤모델로 삼은 수많은 선수들이 프로무대에서 마무리투수에 도전했고, 그의 뒤를 따르고 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전혀 다른 상황이다.
삼성은 올겨울 불펜 강화에 심혈을 기울였다. KT 위즈 소속으로 통산 169세이브를 올린 김재윤(34)을 프리에이전트(FA)로 영입했다. 오승환처럼 강력한 직구가 주무기다. 마무리투수뿐 아니라 필승조까지 불펜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온 임창민(39)도 FA 자격을 얻어 삼성으로 이적했다.
삼성 코칭스태프는 새 시즌 마무리투수를 한 명으로 고정해 기용한다는 원칙 하에 경쟁을 통해 적임자를 선발한다는 원칙을 정했다. 오승환 또한 후배들과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
삼성 오승환.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위상이 흔들리지 않았던 오승환이지만, 2023년에는 썩 좋지 않았다. 시즌 성적은 4승5패30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ERA) 3.45였다. 표면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수치다. 그러나 전반기에 ERA는 4.50까지 치솟았다. 5월에는 선발로 등판하기도 했다. 대학시절 이후 처음이었다. 편한 상황에서 공을 많이 던지며 감각을 되찾을 시간을 보낸 것이었다. 그 직후 2군으로 내려가 재정비 시간을 갖는 등 종전에는 거치지 않았던 과정까지 밟았다. 후반기 들어 보란 듯 살아났고, 다시 ‘끝판대장’의 위용을 되찾았지만 올해는 온전히 실력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
2000년대 중반부터 ‘삼성의 마무리투수=오승환’이라는 공식이 변함없이 유지돼왔다. 오승환이 온전히 자신의 힘과 능력으로 팀의 클로저 자리를 지키며 마흔 살이 넘은 나이에도 건재함을 증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용석 스포츠동아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