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앞둔 롯데 불펜 에이스 구승민-김원중, 대박 위한 또 다른 조건들

입력 2024-02-18 16: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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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원중(왼쪽)·구승민.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셋업맨 구승민(34)과 마무리투수 김원중(31)은 2024시즌을 무사히 마치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 김원중은 2012년 고졸, 구승민은 2013년 대졸 신분으로 입단해 나란히 생애 첫 FA 권리를 행사하게 됐다.

구승민과 김원중은 신인 때부터 불펜의 기둥이 되기까지 12년째 함께하고 있는 단짝이다. 지난해 구단 역대 통산 최다 홀드, 세이브 기록을 잇달아 갈아 치우더니 이 기록을 각각 108홀드, 107세이브까지 늘렸다. 프로야구 원년 구단 롯데에서 ‘순수 롯데’ 소속으로 세 자릿수 홀드, 세이브를 챙긴 투수는 이전까지는 없었다.

롯데는 지난겨울 둘에게 팀 내 FA, 비FA 다년계약자들을 제외한 최고 연봉 1, 2위에 해당하는 고액을 안겼다. 샐러리캡(팀 연봉 총액 상한선)에 여유를 만드느라 공·수의 기둥 안치홍(한화 이글스)을 잡지 못했지만, 대신 그 여분으로 ‘예비 FA’인 둘을 제대로 대우해 안전판을 마련했다. 구승민은 4억5000만 원, 김원중은 5억 원에 각각 계약했다. 이에 따라 2024시즌 후 FA A등급을 받을 경우 이들을 영입하는 팀은 적지 않은 보상금까지 부담할 수밖에 없다. 김원중에게 발생하는 보상금은 10억 원에서 15억 원까지다.

구승민, 김원중의 최근 기량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지난해 구승민에 비해 상대적으로 등판 상황이 규칙적이었던 김원중은 5승6패30세이브, 평균자책점(ERA) 2.97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새 시즌에도 그만한 활약이 기대된다.

구승민에게는 등판 상황이 개선되고 주위의 도움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 지난해 팀 내 불펜투수들 중 3점차 이하 열세 상황에서 가장 많은 144타자를 상대하는 등 부담이 몹시 컸다. 셋업맨임에도 사실상 추격조 역할까지 떠맡은 것이었다. 종전보다 부쩍 불규칙해진 등판 상황은 구승민에게 과부하를 안겼다. 지친 와중에도 시속 150㎞에 육박하는 직구와 포크볼의 구위를 유지했던 구승민은 적절한 등판 관리가 수반된다면 더 나은 결과를 낳을 수 있는 투수다.

공격력 개선과 불펜 기대주들의 성장이 필수적이다. 지난해 롯데는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3점차 이내 경기를 치렀다. 무려 96경기에 달했다. 그러나 공격력이 약한 탓에 득점은 저조했고, 소극적 야구로 1~2점 내기에 급급했다. 접전은 많았는데, 불펜은 여전히 미완의 대기들로 가득해 구승민을 비롯한 극소수 필승조의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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