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공포증에 망설인 임플란트…의식하진정 수면 방식 도움 [건강 올레길]

입력 2024-02-19 13: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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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석 대표원장

지난해 발표된 ‘OECD 보건통계 2023’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1인당 외래 진료 횟수는 연간 15.7회로 OECD 국가 중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그만큼 국민 개개인이 질병 예방 및 치료에 관심이 많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OECD 평균(5.9회)의 2.6배를 넘는 의료 이용률은 대체로 삶에 여유가 있는 선진국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치과 역시 우리나라에선 이제 누구나 쉽게 이용하는 의료분야로 인식되어 있다. 그런데 치과를 찾아온 환자 중에는 삶이 그리 힘들어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치아 전체가 망가져 있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김홍석 삼성리더스치과 대표원장(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은 “20, 30대 젊은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60대의 구강 상태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망가질 때까지 왜 치료받지 않았는지 물어보면 심각한 치과공포증(Dental Phobia)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치과공포증은 치과 특유의 소독약 냄새, 윙윙거리는 치료 장비 소리, 사각사각 뭔가를 갉아내는 듯한 뼈의 울림으로 인해 심한 고통이나 구토감을 느끼는 증상을 말한다. 이런 이유로 태어나서 한 번도 치과를 가본 적 없는 이들도 있는데 이런 경우 기본적인 구강관리인 스케일링조차도 엄두를 내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낯선 기계음과 시린 느낌 때문에 생기는 두려움은 사실 일반인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일반인의 60~80%가 치과를 방문할 때 본능적으로 불안감을 느끼게 되며, 1~5%의 사람들은 병으로 분류될 정도의 심한 치과공포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치과공포증이나 두려움 때문에 치과 방문 자체를 기피해서는 안 된다. 자칫 구강관리가 되지 않을 경우 다수의 이를 치료하거나 발치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처럼 치과 방문의 두려움이 크다면 ‘수면 임플란트’를 고려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수면 임플란트는 전문용어로 ‘의식하진정요법’이라 하는데 전신마취와는 다른 개념이다. 전신마취가 환자 스스로 호흡을 할 수 없어 외부에서 기계적으로 호흡을 도와주는 것이라면, 의식하진정요법의 경우엔 환자의 의식이 있으며 스스로 호흡을 하고 있으나 수술 중 통증이나 불안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보다 편안한 상태로 수술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수면 임플란트는 한 번의 마취로 여러 개의 임플란트를 심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많은 개수의 임플란트를 심어야 하는 경우에도 유용하다.

김홍석 대표원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면 임플란트는 주로 젊은 환자들이 선호했으나 최근에는 두렵고 무서운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던 50대 이상 남자 환자들도 이를 적극 이용하는 추세로, 이는 비용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보다 편안하고 안전한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선호하는 의료선진국들의 경향과도 맞닿아 있는 변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수면 임플란트는 가수면 상태의 안전한 수술방법이지만, 일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치과공포증을 무릅쓰고 수면 임플란트를 고려하고 있다면 수술 중 환자의 혈압, 맥박, 혈중 산소농도를 실시간 체크하는 장비와 함께 응급상황에 대비해 산소탱크가 준비되어 있는지 등 여부를 꼼꼼히 체크하는 것이 보다 안전한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이수진 스포츠동아 기자 sujinl2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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