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지도자는 ‘명분’, 해외 감독은 ‘시간’이 필요해…서둘러도 조급해서는 안 될 ‘포스트 클린스만’ 인선 [사커토픽]

입력 2024-02-23 06: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대한축구협회가 ‘포스트 클린스만’ 인선작업에 착수했다. 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는 21일 정해성 신임 위원장 체제의 1차 회의를 열고 차기 국가대표팀 사령탑의 핵심 자질과 선임 기준을 정리했다. 전술, 육성, 성과, 경력, 리더십 등에 비중을 실었다.

큰 방향도 정했다. 태국과 3월 홈&원정 2연전으로 치러질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4차전부터 ‘정식 사령탑’에게 지휘봉을 맡긴다. 그러면 여유가 없다. 관례대로라면 대표팀은 태국과 홈경기 3일 전인 3월 18일 소집되며, 엔트리는 이보다 이른 3월 10일 무렵까진 정리돼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인 지도자 선임이 유력하다. 정 위원장도 “국내 감독, 외국인 감독 모두 가능성을 열어뒀다. 현재 팀을 이끄는 분들과 현직이 아닌 분까지 검토하겠다”면서도 “빠른 선수 파악 여부 등을 고려해 국내 감독에게 더 비중을 두도록 (위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변수가 다양하다. ‘현직이 아닌 국내 감독’과 동행한다면 딱히 걸림돌이 없다. 현직 감독은 상황이 복잡하다. 축구계 하마평에는 2012런던올림픽~2014브라질월드컵을 이끌었던 홍명보 울산 HD 감독,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2020도쿄올림픽을 지휘한 김학범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이 올라있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K리그 개막이 임박했다는 사실이다. 3월 1일 울산-포항 스틸러스의 공식 개막전으로 대장정에 돌입할 K리그1은 이에 앞서 이달 26일 개막 미디어데이도 진행한다.

협회 규정상 전력강화위원회 등이 정한 지도자가 현직이더라도 구단은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보내줘야 한다. 그래도 이 경우 K리그 팬들의 반발은 부담스럽다. 게다가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독일)의 거듭된 외면으로 K리그는 존중받지 못한다는 피해의식이 상당하다. 따라서 K리그 현직 감독들에게 ‘이직’을 결정해야 하는, 또 떠날 수밖에 없는 분명한 명분도 필요하다.

반면 괜찮은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클린스만 전 감독의 뒤를 잇겠다는 해외 지도자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클린스만의 사례에서 드러나듯 처우와 환경 모두 양호한 한국을 선호한다.

하지만 우리가 후보들의 ‘2024년 2월’ 한국축구에 대한 이해도를 파악하는 것은 별개다. 동시에 그가 지도자로서 이룬 성과와 국제적 평판도 살필 필요가 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다. 최대한 신중히 점검해야만 ‘제2의 클린스만’을 피할 수 있다. 속도는 내야 하지만 너무 조급해서도 안 될 차기 사령탑 선임이다.

남장현 스포츠동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