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선수들 없어요” 꾸준함의 상징, 삼성생명 캡틴 배혜윤의 ‘리더십론’ [바스켓볼 피플]

입력 2024-02-22 15: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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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배혜윤. 스포츠동아DB

용인 삼성생명 주장은 센터 배혜윤(35·183㎝)이다. 2007~2008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부천 하나원큐의 전신 신세계에 입단한 뒤로 어느덧 17년이 흘렀지만, 기량은 조금도 녹슬지 않았다. 동료들을 하나로 묶는 역할까지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 승부처에서 배혜윤을 중심으로 한데 모여 소통하는 모습은 삼성생명의 팀 컬러로 자리 잡았다.

‘2023~2024 우리은행 우리WON 여자프로농구’에서도 변함없이 활약하고 있다. 2018~2019시즌부터 2022~2023시즌까지 5시즌 연속 두 자릿수 평균득점을 올렸고, 올 시즌에도 25경기에서 평균 31분25초를 뛰며 12.3점·6.5리바운드·5어시스트·0.9스틸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11월 19일 아산 우리은행과 홈경기에선 통산 5000득점(역대 15호) 고지도 많았다. 그는 “일단 코트에 나서면 100%로 뛰기 위해 준비한다”며 “훈련할 때도 몸 관리나 컨디셔닝에 온 힘을 기울인다. 100%로 뛰는 데 문제가 없게끔 준비한다”고 밝혔다.

배혜윤의 강점은 꾸준함이다. 몸싸움이 치열한 센터 포지션의 특성상 부상 위험이 크지만, 2008~2009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한 번도 5경기 이상 결장한 시즌이 없다. 그는 “어린 시절에는 신발끈만 묶고 나와서 뛰곤 했다”고 웃으며 “나이가 들고 견제도 심해지다 보니 경기가 끝난 뒤 느낌이 달라지더라. 그 때부터 휴식일이든 아니든 몸 관리에 100%를 쏟았다”고 말했다. 이어 “몸싸움이 많은 포지션이니 몸 관리에 더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웨이트트레이닝도 그 시절에 정립한 루틴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 솔선수범하니 후배들은 당연히 따를 수밖에 없다. 기둥 역할을 하는 베테랑의 존재가 중요한 이유다. 동료 키아나 스미스(25)는 “(배혜윤) 언니는 워낙 스마트한 선수”라며 “함께 뛰는 게 굉장히 즐겁다”고 말했다.

배혜윤은 “선수생활을 하면서 주장을 맡았던 좋은 선배들을 많이 봤다”며 “이제 내가 그 위치가 됐지만, 너무 뛰어나서 주장이 됐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다행히 선수들이 많이 따라주고 믿어준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이런 선수들이 어디에도 없다 싶을 정도로 우리 선수들이 착하고 잘 따라준다”고 고마워했다.

시대가 변했다. 배혜윤도 과거에는 다소 강압적 분위기를 겪었을 터. 그러나 그가 추구하는 방식은 ‘수평 리더십’이다. 강유림(27), 신이슬(24), 이해란(21) 등 후배들과도 격의 없이 소통한다. 그는 “항상 들으려고 한다. 서로 의견을 교환하면서도 선배인 내 의견을 따르게 되니 더 조심하려고 한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강압적이라는 느낌을 받지 않게끔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트를 밟는 매 순간이 소중하다. 그 소중함을 잊지 않도록 늘 마음을 다잡는다. 그는 “부상 때문에 힘들었던 기억이 있기에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감사함도 알게 됐다. 지금까지 많은 출전시간을 소화했지만, 코트를 밟는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뛰겠다고 각오를 다져왔다”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강산 스포츠동아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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