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추위도 막을 수 없던 연휴의 축구열기…K리그에 봄이 왔어요 [현장리포트]

입력 2024-03-0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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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와 김천 상무의 K리그1 개막전이 펼쳐진 3일 DGB대구은행파크는 만원관중을 기록했다. 삼일절 연휴에 꽃샘추위가 찾아왔지만 K리그1 6경기가 펼쳐진 전국 6개 축구장은 팬들로 가득했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삼일절로 시작한 주말 연휴는 조금 을씨년스러웠다. 영하권으로 떨어진 기온과 피부를 파고 든 추위, 눈이 흩날리는 지역도 있었다. 그러나 초록 그라운드에는 봄기운이 완연했다. 전국 각지에서 진행된 K리그1·2 개막 라운드는 뜨거웠다.

대구FC와 김천 상무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1라운드가 열린 3일 DGB대구은행파크는 빈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1만2133명이 이룬 하늘빛 물결은 장관이었다. 대구는 킥오프를 4시간 앞둔 오전 10시 매진을 공지했다.

날씨도 도왔다. 바람 없는 영상 9도는 선선한 느낌마저 줬다. 가장 인기 많은 홈 응원석은 지난달 25일 일반 예매 시작 1분 만에 다 팔렸고, 잔여 좌석은 경기 당일 오전 모두 판매됐다. 사실 ‘대팍(대구 홈구장 애칭) 열기’가 낯선 풍경은 아니다. “서두르지 않으면 관전할 수 없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다. 지난해 대구는 11차례 홈경기 매진을 찍었다. 단일 시즌 역대 최다 매진 기록이었다.

예고대로 경기장 주변은 킥오프 순간까지 인산인해였다. 구단이 시즌 개막 선물로 팬들에 선착순 증정한 관람 일기장 2024개를 받기 위한 긴 줄이 이른 오전부터 형성돼 눈길을 끌었고 장내 메가 스토어와 카페 등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잘 싸우고도 후반 32분 김천의 세트피스 결승골에 0-1로 패한 결과만 유일하게 아쉬운 대목이었다.

‘축구의 봄’은 대구에만 오지 않았다. 사령탑들의 많은 이동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한 특급 스타 제시 린가드의 FC서울 입단 등 풍성한 이슈로 분위기를 달군 K리그다.

2일 광주FC와 FC서울의 경기가 열린 광주축구전용경기장.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FC와 서울이 격돌한 2일 광주축구전용경기장도 매진이었다. 7805명을 불러 모은 광주는 K리그가 유료관중 집계를 시작한 2018년 이후 홈 개막전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예매 오픈 2분30초 만에 매진됐는데 적잖은 웃돈이 붙은 암표와 입장권 없이 무작정 경기장 주변을 서성이는 팬들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개막 첫날(1일)도 대단했다. K리그1 공식 개막전인 울산 HD와 포항 스틸러스의 ‘동해안 더비’가 열린 울산문수경기장에는 2만8683명이 찾았다. 유료관중 시대 울산의 홈 개막전 최다였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K리그 단일경기 최다 관중이 나온 지난 시즌 개막전(2만8039명)보다 644명이 많았다. 전북 현대와 대전하나시티즌이 겨룬 전주월드컵경기장에도 2만4758명(전북 홈 개막전 최다)이 찾았다.

올해 K리그1 개막 라운드 총관중은 9만4460명으로 집계됐다. 2023년(10만1632명)~2017년(9만8353명) 이후 3번째로 높은 수치다.

각 팀들의 명암은 엇갈렸다. 우승 후보로 지목된 팀들 중 K리그1 3연패에 도전하는 울산만 포항을 1-0으로 꺾고 미소 지었다. 앞선 2시즌 연속 ‘가문 라이벌’ 울산에 트로피를 내준 최다 우승팀(9회) 전북은 1-1로 비겼다. 김기동 서울 감독은 광주 원정에서 0-2로 패해 고개 숙였다. 린가드가 후반 31분 교체 투입됐으나 ‘게임 체인저’의 역할은 하지 못했다.

대구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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