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은의 신곡 ‘걱정마요’를 들으며 한 문장이 머릿속에서 완성됐다.
‘세상에서 가장 힘이 되는 스타카토.’
KingMing이 만든 멜로디는 웅장한 현악 오케스트라의 사운드를 타고 민연재가 쓴 가사를 기어이 심장까지 가져온다.
‘작, 은, 빗물이 모여 / 깊, 은, 바다가 되듯’
끊어 치듯 부르는 음절의 조각들이 힘차게 핏줄을 돌며 듣는 이를 일으켜 세운다.
의미없는 하루는 세상에 없다는 걸 기억하라고.
느리게 걸어도, 멀리 돌아가도 된다고.
흐르지 않는 강물이란 세상에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언젠간 끝날 테니, 다 지나갈 테니.
서영은의 소리는 늘 신비한 색채감으로 둘러싸여 있다.
때때로 그것은 서늘하고 날카로워지지만, 단 한 번도 서영은만의 온기를 잃은 적이 없다. 여기에 한 곡에 대여섯 번 정도 들려오는 ‘이건 서영은이군’ 싶은 부분이 연고처럼 녹아 아무에게도 들려주지 않았던, 깊은 상처 안으로 스며든다.
이, 건, 서영은이다.
‘오늘은 나은 내일의 어제일 뿐’이라는 가사가 있다.
나의 내일이 설령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아닐지라도, 내일이 나의 기대를 배신할지라도 “괜찮아”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오늘 서영은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걱정하지 않기로 했다.
양형모 스포츠동아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