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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의 반응 자체는 괜찮았다. 스트라이크존 자체가 크게 흔들리지 않기 때문에 타자들은 생각을 단순화할 수 있고, 불필요하게 항의하거나 신경 쓸 일 자체가 없다는 점에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과거보다 높은 코스의 스트라이크 콜이 많았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이에 대한 적응력만 높이면 괜찮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투수들도 마찬가지다. 심판이 판정하지 않기 때문에 온전히 투구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는 의견을 대세였다. 또 우려와 달리 심판과 ABS의 스트라이크-볼 판정 사이에 큰 격차가 없다는 의견도 많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키가 작은 선수들이 타석에 들어섰을 때다. ABS는 타자의 키를 기준으로 스트라이크존을 설정한다. 이 때문에 키가 작은 타자들이 나오면 투수들이 던질 곳이 마땅치 않다는 재미난 해석도 잇달았다.
물론 과제도 드러났다. 구장마다 ABS가 장착되는 장소가 달라 상이한 스트라이크존이 설정되는 것 같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 시범경기 진행 과정에서 구장 전원 공급에 문제가 생겨 ABS를 적용하지 못한 채 종전처럼 심판이 판정하는 일이 있었다. 경기 도중 ABS가 판정한 스트라이크-볼 결과를 심판에게 전달하는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경기가 중단되는 경우도 있었다. 투수나 타자가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고개를 갸우뚱할 정도로 엉뚱한 결과도 몇 차례 나왔다. KBO는 정규시즌에는 이런 오류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최용석 스포츠동아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