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밤 한 대 쥐어박을까” OK금융그룹 분위기 대변한 ‘유니폼 소동’

입력 2024-03-26 15: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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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융그룹 신호진. 스포츠동아DB

“괘씸해서 꿀밤이라도 한 대 쥐어박고 싶었다니까요(웃음).”

OK금융그룹 오기노 마사지 감독은 25일 우리카드와 플레이오프(PO·3전2선승제) 2차전 선발출전선수 명단에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신호진을 넣었다. 당연한 선택이었다. 신호진은 1차전에서 공격성공률 70%로 24점이나 뽑았던 팀의 토종 에이스다. 게다가 상대 블로커들이 까다로워하는 왼손잡이 아포짓 스파이커다. 제외할 이유는 더더욱 없었다. 우리카드도 신호진을 막기 위한 수비훈련에 시간을 더 들였다.

그런데 경기가 개시됐는데도 신호진은 나타나지 않았다. OK금융그룹은 신호진 자리에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박성진을 바꿔 투입한 채 경기를 시작했다. 신호진이 선수단 숙소에서 유니폼을 챙겨오지 못해 벌어진 일이었다. 경기 후 송희채는 “우린 선수들이 각자 유니폼을 챙겨 다닌다. 사실 나도 헷갈린 나머지 원정 유니폼을 챙길 뻔했다가 급히 제대로 챙겼다. 옛날이었다면 (신)호진이에게 바로 ‘죽었다’고 했겠지만, 좋은 이야기만 해줬다”며 웃었다.

신호진은 1세트 8-7에서 투입된 뒤 9점(공격성공률 60%)을 기록하며 팀의 셧아웃 승리에 힘을 보탰다. OK금융그룹도 2015~2016시즌 이후 8시즌 만에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성공했다.

곽명우는 “모두가 한마음이었다. 우리 팀에서 호진이가 흔들리면 안 되니 ‘일단 시합 중에는 좋은 말만 해주자’고 했다(웃음). 그리고 호진이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알토란 활약을 해준 박성진(3점·75%)에게 정말 고맙다”며 웃었다. 송희채는 “이 일 때문에 팀의 경기력이 흔들리면 안 된다고 생각해 나도 내 전부를 쏟아 부었다. 성진이도 짧은 시간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줬다”며 흐뭇해했다.

김현세 스포츠동아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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