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클했죠” 김강민 상대한 SSG, 9회 2아웃의 낭만 뒷이야기

입력 2024-03-27 17: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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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강민. 스포츠동아DB

“상대 감독이었지만, 같은 야구인으로서 김강민(42·한화 이글스)에게 ‘리스펙트’를 보냈다.”

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은 27일 인천 한화전을 앞두고 전날 김강민이 홈과 원정 팬 모두에게서 응원 받은 장면에 대해 “참 보기 좋았다”며 “SSG에선 선수와 감독으로 함께하지 못하게 됐지만, 양 팀 팬들에게 응원 받는 모습을 보고 나 역시 뭉클했다”고 밝혔다. 이어 “승패를 떠나 김강민이 우리 팀에서 수많은 업적을 쓴 선수라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상대 감독이었지만, 같은 야구인으로서 리스펙트를 보냈다. 김강민처럼 많은 팬에게 사랑받는 선수가 더 많이 나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 유니폼을 입은 김강민은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23년을 SSG에 몸담은 ‘원클럽맨’이었다. 세대교체라는 명분에 따른 석연치 않은 이별이었다. 이에 SSG 팬들은 김강민이 인천을 찾을 날만 기다렸다. 한화가 원정팀으로 인천을 찾자, 김강민이 SSG 시절 쓴 등번호 0번이 적힌 유니폼이 관중석 곳곳을 수놓았다.

SSG 이숭용 감독. 스포츠동아DB


김강민은 7회말 수비 때 교체출전했다가 타석에는 9회초에야 설 수 있었다. 2사 후였다. 앞선 최재훈 타석 때 김강민이 대기타석에 들어서자 양 팀 관중은 함성을 보내기 시작했다. 공교롭게 SSG 조병현이 최재훈에게 볼넷을 허용해 김강민과 대결이 성사됐다. 조병현은 안정적 제구를 뽐내다 볼카운트 0B-2S에서 갑자기 볼 4개를 잇달아 최재훈에게 던졌다. 진실은 알 수 없지만, 구대성 해설위원은 “조병현이 베테랑 김강민과 맞붙고 싶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강민은 1B-1S서 3구째 시속 147㎞짜리 바깥쪽 낮은 직구를 건드렸다가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하지만 이날 양 팀 팬들은 김강민이 그라운드를 밟는 순간부터 아웃돼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순간까지 큰 환호를 보냈다. 이에 김강민은 “잊지 못할 하루가 될 것 같다”며 “아직은 랜더스필드가 내게 익숙하다. 반갑게 맞아주셔서 감사하고, SSG와 한화 팬이 함께 응원해주셔서 정말 좋았다”고 밝혔다.

인천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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