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돌아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한 우리은행 박혜진

입력 2024-04-02 15: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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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박혜진. 스포츠동아DB

아산 우리은행 가드 박혜진(34)은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에서 드라마틱한 반전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로 시즌에 들어섰고, 부상도 겪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마지막에는 웃었다.

박혜진의 시즌 출발은 늦었다. 개인사정으로 비시즌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개막전을 목전에 두고 팀으로 돌아왔지만 부족한 훈련량 때문에 원래의 모습을 되찾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몸 상태와 컨디션이 크게 호전되던 도중에는 부상을 입었다. 지난해 12월 오른쪽 무릎 인대를 다쳐 6주 진단을 받았다. 이 때문에 뛰는 훈련은 불가능했고, 되살아나던 컨디션은 다시 떨어졌다. 정규리그 막판 복귀했지만, 시즌 초반으로 돌아간 듯 경기력은 쉽사리 회복되지 못했다.

터닝 포인트는 용인 삼성생명과 4강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였다. 박혜진은 PO 4경기에서 평균 37분을 소화했다. 단기전이라는 중요성 때문이기도 했지만, 최대한 오래 코트에서 버티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어느 정도 경기력을 되찾을 수 있었다. 문제는 공격력 회복이었다. 활동량, 체력, 수비력은 궤도에 올랐지만 슈팅 밸런스는 나아지질 않았다.

그러나 청주 KB스타즈를 상대한 챔피언 결정전(5전3선승제)에서 박혜진은 펄펄 날았다. 3월 28일 3차전에선 결정적인 장거리 3점슛으로 팀의 62-57 승리를 이끌었다. 이 한방이 기폭제가 됐다. 박혜진은 우승을 결정지은 3월 30일 4차전에선 장거리 3점포를 2차례나 적중시키며 KB스타즈의 끈질길 추격을 뿌리치는 데 앞장섰다. 평소 세리머니를 잘 하지 않는 편이지만, 스스로도 확실히 살아났음을 느낀 듯 3·4차전에선 슛을 꽂을 때마다 동료들과 적극적으로 세리머니를 펼쳤고 표정 또한 밝았다.

박혜진은 위성우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우리은행이 8차례 리그 정상에 서는 데 결정적 역할을 맡은 선수다. 이번 챔피언 결정전 최우수선수(MVP)는 김단비의 몫이었지만, 박혜진이 살아난 덕분에 우리은행은 2시즌 연속 챔피언에 등극할 수 있었다.

최용석 스포츠동아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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