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갈망하는 ‘배구여제’ 김연경…‘아쉬운 FA 시장’ 흥국생명은 어떤 계획을?

입력 2024-04-16 16: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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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김연경. 스포츠동아DB

‘배구여제’ 김연경(36·흥국생명)은 우승을 갈망한다. 은퇴를 고민하던 지난 시즌에 이어 새 시즌에도 현역생활을 연장하기로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흥국생명은 2022~2023시즌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에서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1, 2차전을 이기고도 3~5차전을 내리 패해 믿기지 않는 ‘리버스 스윕’ 준우승을 경험했고, 2023~2024시즌에는 현대건설에 3연패로 무너진 바 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탈리아)이 현대건설과 챔피언 결정전을 마친 직후 “성장하거나 바뀌려 하거나 뭔가 시도하는 선수들이 적었다”며 선수단에 변화를 촉구한 가운데, 흥국생명도 적극적 보강과 효율적 리빌딩을 통해 우승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김연경 역시 최근 V리그 시상식에서 현역 연장 의사를 전하며 “구단은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 선수 보강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이상과 다르다. 막바지에 접어든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흥국생명은 철저한 조연에 머물고 있다. 지난 시즌 후반부로 향할수록 페이스 저하가 두드러졌던 김연경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날개 공격수의 보강이 특히 시급한데 소득이 없다.

FA 최대어로 꼽힌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강소휘는 오랜 시간 함께한 GS칼텍스를 떠나 3년 총액 24억 원에 한국도로공사로 향했고, 정관장을 7년만의 ‘봄배구’로 이끌었던 베테랑 공격수 이소영도 IBK기업은행을 택했다. 여기에 또 다른 날개 공격수 정지윤은 통합우승에 성공한 현대건설에 잔류했고, 박혜민 역시 정관장에 남기로 했다.

다른 포지션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미들블로커(센터) 나현수와 박은진은 각각 현대건설, 정관장과 재계약했다.

사실 미들블로커 보강도 흥국생명에는 큰 과제였다. 김연경의 단짝인 베테랑 김수지가 남아있으나 처음 FA 자격을 얻은 국가대표 이주아가 IBK기업은행과 계약하면서 오히려 전력이 약화됐다. 부상에서 복귀할 김채연으로는 부족하다.

물론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흥국생명은 각지에서 선수들과 접촉했다. 그러나 여유롭지 않은 샐러리캡으로 한계가 있었다. 대부분 흥국생명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한 팀으로 향하거나 원 소속팀에 남았다. B등급(연봉 5000만 원~1억 원 미만) FA 공격수를 1명 데려왔으나 ‘성공적 보강’으로 볼 수 없다.

결국 외국인선수들만이라도 잘 뽑아야 할 처지가 됐다. 지난 시즌 흥국생명은 외국인선수들 때문에 고민이 적지 않았다. 옐레나는 시즌 도중 불화설만 남긴 채 떠났고, 대체자로 긴급 수혈한 윌로우 역시 냉정히 보자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아시아쿼터로 데려온 레이나도 기량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레이나는 일본으로 돌아갔고, 윌로우와 동행 가능성은 지금으로선 크지 않다.

같은 실패를 반복하기 싫은 흥국생명은 김연경과 완벽한 ‘쌍포’를 이룰 대형 공격수가 필요로 한다. 여기에 세터와 미들블로커를 아시아쿼터로 채우는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남장현 스포츠동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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