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우 ‘가야CC는 약속의 땅’, 행운까지 곁들여 타이틀 방어 성공

입력 2024-04-21 16: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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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최종 라운드 1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는 최은우. 사진제공 | KLPGA

나란히 공동 1위로 챔피언조에서 함께 출발한 ‘디펜딩 챔피언’ 최은우와 정윤지, 박현경의 시즌 첫 승 경쟁이 흥미로웠다. 15번(파4) 홀에서 선두 정윤지가 보기를 적어내 합계 8언더파가 됐을 때 최은우와 박현경은 7언더파였다. 16번(파5) 홀에서 최은우의 세컨 샷은 왼쪽으로 감겨 볼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했지만 갤러리의 휴대폰을 맞고 안으로 들어왔다. 행운이 따른 최은우는 결국 파를 적어냈고, 오히려 박현경이 보기를 범해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정윤지 8언더파, 최은우 7언더파 상태에서 맞은 162m 파3 17번 홀. 티샷이 그린에 미치지 못한 정윤지는 보기를 적어냈고, 최은우는 2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둘의 순위는 역전됐다.

가야CC는 최은우에게 그야말로 ‘약속의 땅’이었다. 최은우는 21일 경남 김해시에 있는 가야 컨트리클럽 신어·낙동 코스(파72)에서 열린 2024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024’(총상금 9억 원) 3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1개로 1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8언더파 208타를 기록해 공동 2위 정윤지와 이동은(이상 7언더파)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상금 1억6200만 원을 품에 안았다.

1~2라운드를 모두 공동 1위로 마쳐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기쁨까지 누린 최은우는 “오늘 생각보다 버디가 나오지 않아 파 세이브를 하는데 급급했다. 그래도 한번은 기회가 오겠지 생각했고, 14번(파4) 홀에서 첫 버디가 나왔다”며 “디펜딩 챔피언으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해 꿈만 같다. 첫 우승 때보다 더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16번 홀 상황에 대해 “세컨 샷이 감겨 바운드가 돼 여성 갤러리분의 핸드폰을 맞은 뒤 몸을 다시 맞고 살았다고 들었다”며 “다행히 그 분은 크게 다치시진 않은 것 같은데 휴대폰은 망가진 것 같다. 당연히 내가 보상해 드리겠다. 그 분께 (끝나고) 가시지 마시라고 했고, 기자회견 끝나고 찾아뵐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아버지 생일날 감격적인 데뷔 첫 승을 선물했던 최은우는 “올해는 아버지 생신이 이틀 뒤”라며 “아버지께서 생일 선물을 미리 줘도 된다고 하셨는데, 이번에도 우승이라는 큰 선물을 드릴 수 있어 너무 기쁘다”고 덧붙였다.

약 2년 만에 투어 통산 2승에 도전했던 정윤지는 아쉬운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루키’ 이동은과 함께 공동 2위에 만족해야했다. 앞 조에서 4타를 줄이며 먼저 경기를 끝낸 이동은은 올 시즌 신인 중 가장 좋은 성적인 공동 2위에 올라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직전 두 대회에서 모두 공동 3위에 올랐던 박현경은 조혜림, 이정민(이상 6언더파)과 함께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치며 이번에도 정상급 기량을 과시했다.

김해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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