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공도 놓쳐선 안 돼” 손아섭 넘고 이대호 넘은 롯데 손호영의 무기 ‘적극성’ [베이스볼 피플]

입력 2024-06-16 17:4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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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구단 역사에 이름을 새기고 있는 손호영. 스포츠동아DB

롯데 구단 역사에 이름을 새기고 있는 손호영. 스포츠동아DB


“비슷하면 초구부터 자신 있게 나가야죠.”

롯데 자이언츠 손호영(30)이 가진 최고의 무기는 단연 적극성이다. 주위에서 ‘때로는 다칠까 걱정이다’, ‘거칠다’고 표현할 정도로 공·수 양면에서 과감한 플레이가 곧 그의 성향이다. 손호영도 자신을 향한 걱정어린 시선을 잘 알기에 “내 것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자제하며 플레이하려고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성향을) 억누르려고 해도 내 의지와 다르게 눌리지 않는 때가 있기도 하다”고 웃었다.

손호영의 적극성은 타석에서 유독 잘 드러난다. 규정타석의 70% 이상을 채운 리그 전체 타자들 중에서도 손호영이 스트라이크존 안에 들어오는 공에 스윙한 비율은 79.8%로 무척 높은 편이다. 손호영보다 높은 수치를 작성한 국내타자는 없다. 위에는 오직 외국인타자 맷 데이비슨(NC 다이노스·81.6%)뿐이다. 이에 손호영은 “‘스트라이크를 놓치지 말자’는 마음이 강하다. 놓치면 불리해지고, 그렇다고 공을 오래 보고 치면 타격 타이밍이 늦어지지 않는가. ‘내가 칠 수 있겠다’고 생각되는 공이면 초구부터 자신 있게 (방망이가) 나가야 한다. 비슷하게 들어오는 공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손호영은 적극적 타격을 앞세워 구단과 KBO리그 역사에도 이름을 새기고 있다. 11일 사직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손아섭(현 NC·22연속경기), 이대호(은퇴·24연속경기)가 세운 구단 연속경기 안타 3, 4위 기록을 갈아치우더니 15일 잠실 LG 트윈스전 4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때려내며 구단 역대 2위 박현승(은퇴·25연속경기)까지 넘어섰다. 이날로 26연속경기 안타를 쳐 김기태(은퇴·쌍방울 레이더스)와 함께 KBO리그 역대 6위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단일시즌 역대 1위는 롯데 레전드인 박정태(은퇴·31연속경기)다.

손호영은 롯데가 최근 4연속 위닝시리즈로 상승세를 타는 데도 큰 영향을 미쳤다. 아무리 적극적이어도, 스윙이 지나치게 크거나 정확도가 낮지 않은 덕분이다. 모두 김태형 롯데 감독의 상황별 타격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김 감독은 올 시즌 팀 내 최고의 클러치 능력을 보여주는 손호영에 대해 “이제는 상황에 따라 어떻게 쳐야 할지 잘 이해하고 타석에 들어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손호영은 “그게 결국 ‘팀 퍼스트’를 실천하는 길이지 않은가”라며 “어떤 투구에도 무작정 세게 휘둘러선 안 된다. 상황을 이해하고, 정타를 때려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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